[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그때는 너무 놀라서 무섭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베테랑' 이정현(전주 KCC)이 놀란 가슴을 진정하며 입을 뗐다.
지난달 29일이었다.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KCC는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부산 KT와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홈경기를 치렀다. 문제는 경기 뒤 발생했다. 다음날 원주 DB와의 경기를 위해 이동하려는 찰나, '긴급재난문자'가 울린 것이다. 문자를 확인한 이정현은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이 사용한 전주의 한 호텔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묵었다는 내용이었기 때문. 선수단은 곧장 자가 격리에 들어갔고, KBL(한국프로농구연맹)은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이정현은 "'긴급재난문자'를 보고 너무 놀랐다. 선수들 전체가 멘붕이었다. 무섭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 물론 경기 전날과 당일은 만약을 대비해 호텔방에만 있었다. 그럼에도 어디선가 마주치지 않았을까 걱정했다"고 돌아봤다.
선수들은 전주에서 용인 숙소로 돌아와 격리 생활에 돌입했다. 다행히도 코로나19 감염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안심은 없다. 선수들은 '여전히' 격리와 비슷한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정현 역시 집과 훈련장만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정현은 "숙소에서 1인1실을 사용하며 격리 생활을 했다. 자가 격리가 끝난 뒤에도 외출은 최대한 삼가고 있다. 유일한 낙은 스트리밍 미디어(넷플릭스)를 보는 것이다. 구단에서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은 물론이고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곳은 피하라는 지침을 줬다. 아주 간단한 것이지만 예방의 기초다. 나는 물론이고 선수들 모두 책임감을 갖고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KBL은 29일 리그 재개를 고민하고 있다. KCC 역시 훈련에 돌입했다. 이정현은 "시즌 중에 이렇게 오래 쉰 적이 없다. 이런 상황이 처음이다. 시즌인 듯 비시즌인 듯하다. 심리적으로도 그렇지만, 컨디션 끌어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리그를 재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올 시즌 팀에 유독 변화가 많다.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농구가 없어서 팬들께서도 많이 답답하실 것이다. 상황이 좋지 않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