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미국 메이저리그(MLB) 개막이 하염없이 밀리고 있다.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직접 단축 시즌의 가능성도 언급한 상태다.
코로나19의 기세는 줄어들긴 커녕 점점 더 거세지고 있어 고민만 커진다. 19일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9269명으로 중국 이탈리아 이란 스페인 독일에 이어 세계 6위다. 하루 사이 1930명의 확진자와 35명의 사망자가 추가됐다.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과 함께 가장 무섭게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지역이 바로 미국이다.
구단들은 스프링캠프도 닫고 선수들을 자택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 머물며 고민에 빠져 있다. 류현진은 캐나다가 국경 봉쇄를 선언함에 따라 집으로 돌아갈 수 없고, 김광현은 빅리그 도전 첫해인 만큼 현지에 뚜렷하게 준비된 연고가 없다.
리그 개막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에 따라 5월 10일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어디까지나 임시 조치다. 미국 현지에서는 단축 시즌의 가능성이 진지하게 거론되기 시작했다. 경기수 외에도 포스트시즌 방식, 연봉 지급 문제, 트레이드 데드라인, 서비스타임과 자유계약선수(FA)까지 난감한 문제가 산적해있다.
CBS스포츠는 19일(한국시간) 기사를 통해 리그 개막의 계기가 될만한 날로 메모리얼 데이(현지 5월 25일, 최소 100경기 이상), 6월 중순(올스타게임 취소, 95~100경기), 미국 독립기념일(현지 7월 4일, 81경기), 8월 1일 등을 제시했다. 8월 1일 개막의 경우 포스트시즌을 2주 연기해야 간신히 58경기를 치를 수 있다. 매체는 그 이하의 경기수는 '정규시즌'으로 부르기에 무의미하다고 봤다.
현행 MLB는 총 162경기다. 1961년 이전 시즌은 154경기로 치러졌다. 샐러리캡 도입 여부을 반대하며 선수노조가 파업을 벌인 1994년에는 팀마다 112~117경기를 치른 상태에서 경기가 중단됐다. 이듬해인 1995년은 144경기 단축시즌이었다. 1981년에도 파업이 발생, 팀마다 다른 103~111경기를 치른 상태에서 리그가 중단됐다.
이미 올스타브레이크 취소에 대해서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됐다. 와일드카드 전을 제외하는 등 플레이오프의 일정 축소도 논의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올시즌 전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 이미 선수들의 충성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밖에도 경기수가 줄어드는 만큼 선수들의 연봉을 삭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8월 1일(현지시간 7월31일)로 되어있는 트레이드 마감시한의 변경, 올시즌을 신인 선수들의 '서비스 타임(최저 계약 기간)'과 FA 계약연차에 어떻게 반영할 것이냐 등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가 시작되지도 않았다.
MLB 사무국과 주요 팀 관계자들은 중립구장, 무관중 경기를 하는 한이 있어도 162경기 풀시즌을 치르길 원하고 있다. 중계권료부터 경기장 광고, 선수 연봉까지 복잡하게 뒤얽힌 계약이 워낙 많기 문이다. 앞서 거론된 단축 시즌들은 젊은층의 MLB 관심 하락에 지대한 효과를 끼쳤던 이벤트들이다. 하지만 현 코로나19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