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최근 1~2년 사이 건강악화설이 돌았던 원조 축구황제 펠레(79)가 직접 근황을 전했다.
펠레는 18일 'CNN 브라질'과 인터뷰를 통해 "대중에 잘못 알려진 게 있다. 엉덩이 고관절 수술 이후 재활 치료를 멈추면서 사람들이 감사하게도 나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우울증에 걸렸다는 이야기는 만들어진 것이다. 현 상태에서 유일하게 하지 못하는 게 자전거를 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인터뷰 장소)까지 보행기에 의존해 걸어왔다. 물론, 보행기 없이 정상적으로 걷고 축구를 즐길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신께 감사히도 지금 훨씬 좋아졌다. 나아지고 있다"고 건강 상태를 알렸다. 지난달 다수의 외신은 '펠레가 제대로 걷지 못하고, 우울증에 빠졌다'고 보도했었다. 하지만 이날 장시간 인터뷰를 소화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이 인터뷰에서 펠레는 '펠레'(본명 에드손 아란테스 두 나시멘투)란 별명으로 불리겐 된 사연에 대해 "아버지 라이벌 이름이 빌레였다. 친구들이 놀린다고 나를 빌레라고 부르다 펠레가 됐다. 알다시피 싫어하는 별명은 영원히 남는다. 그 친구들이 없었다면 펠레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제쯤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13~14세에 산투스에 입단했을 때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산투스 입단 첫 날을 마치 오늘 일처럼 기억한다. 아버지가 나를 버스 정류소로 데려갔다. 딴 세상 이야기처럼 들릴 것이다. 요즈음 선수들은 전용기를 타고 갈 테니까 말이다. 세월 참…"이라고 했다.
펠레가 지금 그라운드를 누빈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다. 나는 선수경력 내내 그 누구보다 내 몸을 극진히 보살폈다." 현대축구와 펠레 시절 축구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요즈음 축구가 더 힘든 것 같다. 내 시대 때 선수들에겐 자유가 주어졌다. 공을 멈춰세울 시간이 있었다. 우리 때가 더 스펙터클하긴 했지만,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1000골 이상을 기록했던 펠레는 17세의 나이로 브라질에 역사상 첫 우승을 안겼던 1958년 월드컵 때의 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펠레는 1962년과 1970년에도 월드컵을 들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