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가 50일간의 방랑 생활을 마치고 잠실로 돌아왔다.
LG는 19일 류중일 감독 등 코칭스태프 16명과 선수 38명의 선수단 규모로 잠실 훈련을 시작했다. 1차 전훈 호주 시드니 캠프와 2차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마치고 지난 7일 조기 귀국한 LG는 이후 지난 17일까지 2군 훈련장인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3차 캠프를 소화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주시하며 외부와 차단한 채 이천서 훈련을 진행한 LG는 이날부터 시즌 개막까지 잠실에서 '스프링캠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1월 29일 전훈을 떠난 지 49일 만에 잠실로 돌아온 LG 선수들은 한층 홀가분한 마음으로 첫 훈련을 소화했다. 최고참 박용택은 "두 달만에 왔는데 관중석도 바뀌고 느낌이 좋다"며 "선수들 모두 몸은 긴장하되 정신은 여유있게 훈련을 하고 있다. 다들 집밥을 먹고 와서 그런지 표정이 좋아졌다"며 잠실 복귀 소감을 나타냈다. 지난달 외야 관중석 의자를 접이식으로 바꾼 잠실구장은 한층 깔끔한 분위기로 변모했다.
LG는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 동안 훈련을 진행했다. 잠실구장에 도착한 선수들은 출입구에서 체온을 잰 뒤 라커룸으로 이동했다. 간단히 미팅을 마치고 그라운드로 나선 선수들은 선수들 사이에 간격을 두고 캐치볼로 몸을 풀었다. 투수들은 외야에서 캐치볼, 러닝 등으로 컨디션을 점검했고, 최동환 이민호 등 불펜피칭을 하는 투수들도 보였다. 타자들은 배팅케이지 안에서 방망이를 돌리며 드넓은 잠실 그라운드 풍경을 만끽했다.
박용택은 "지난 50일 동안 50~60명의 똑같은 얼굴을 매일 보면서 좀 지친 기분도 있었다. 잠실에서 선수들 대부분이 좀더 여유있게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류중일 감독은 "이천에서 열심히 준비했고, 잠실에 왔으니 두산, SK, 키움과 연습경기를 빨리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집중력도 생기고 그런다"며 "용병들도 빨리 오라고 연락을 해놨는데, 1주일 안에 왔으면 좋겠다. 준비 기간이 길어지니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하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 개막 일정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 넘는 재활을 마치고 합류한 투수 김지용은 "엊그제 이천에서 첫 청백전에 등판했는데 무실점으로 던져 의미가 있었다. 구속도 141㎞까지 나왔다. 몸 상태는 90% 정도인 것 같다"면서 "잠실에는 1년 6개월 만에 왔는데 그리 낯설지는 않아서 오히려 좋다. 마운드에서 씩씩했던 모습이 내 이미지인데 변하지 않았다는 걸 팬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다"며 포부를 나타냈다.
신인 1차 지명 투수 이민호는 불펜투구를 마친 뒤 "잠실에 와보니 이제야 프로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만족감을 나타냈기도 했다.
LG는 20일과 22일 자체 청백전을 치르며, 앞으로 4일 훈련 1일 휴식 일정으로 시즌 개막을 준비할 예정이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