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2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배우 성훈(37)이 특유의 호탕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자신을 둘러싼 오해와 우려를 씻어냈다.
판타지 로맨스 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김정권 감독, 강철필름 제작)에서 외강내유 까칠한 카페 마스터 승재를 연기한 성훈. 그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사랑하고 있습니까'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을 만난 후, 마법처럼 뒤바뀌기 시작한 너무 다른 두 청춘남녀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다. 영화 '동감'(00) '바보'(08)를 통해 멜로, 휴먼 드라마 연출에 두각을 드러낸 김정권 감독의 7년 만의 신작이자 '대세' 성훈과 김소은의 로맨스 연기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성훈은 '사랑하고 있습니까'를 통해 '돌아와요 부산항애(愛)'(18, 박희준 감독) 이후 2년 만에 스크린 컴백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중.
최근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잘생긴 외모와는 정반대되는 허당 매력을 발산해 '뉴얼' '로이방'과 같은 수많은 별칭을 얻으며 웃음을 선사한 성훈. 본업인 배우로 스크린에 돌아온 성훈은 극 중 겉으로는 차갑고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깊은 내면을 지닌 반전 매력의 소유자 승재 역을 맡았다. 카페 알바생 소정(김소은)에게 서툰 고백을 이어가는 상남자로 매력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성훈이 연기한 캐릭터를 바라보는 온도 차는 상당했다. 지난 17일 시사회 이후 매사 버럭하고 여자주인공에게 고백을 강요하는 남자주인공에 대해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됐다는 평이 쏟아진 것. 이와 관련해 성훈은 "작품이니까 그런 갑질도 해보는거지 실제로는 절대 못할 일이다. 너무 쓰레기 캐릭터다"며 자책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촬영할 때는 작품으로서 혹은 코미디로서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겠다 싶었는데 지금 보니까 살짝 위험한 부분이 있겠다 싶더라. 그때는 캐릭터로서 보여주기식으로 느꼈는데 요즘에는 시대가 빠르게 변해서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그래도 작품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끝까지 보면 캐릭터가 갑질만 보여지는 게 아니니까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실제 나도 살가운 편은 아닌 것 같다. 20대 때는 영화 속 캐릭터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버럭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금은 그럴 여력이 없는 것 같다. 영화 속에서는 정말 내가 봐도 버럭을 자주 했는데 그때 1차원적인 연기를 했던 것 같다"며 "물론 영화를 처음 본 관객은 내 캐릭터를 보면서 개연성 없다며 '미친놈 같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중에 보면 감정 표현이 서툴렀던 친구라고 생각할 것 같다. 어렸을 때 감정 표현이 서투른 친구를 보면 좋아하는 사람을 더 괴롭히고 화를 내는 친구들이 있지 않나? 그런 캐릭터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작품을 통해 로맨스 내공을 쌓은 성훈. 결혼 적령기를 맞은 자신의 연애 사업은 어떨까. 성훈은 "결혼은 안 하려고 한다. 물론 비혼주의자는 아니다. 몇 년전부터 결혼에 대해 생각은 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은 계획에 없다"며 "요즘 특히 많이 받는 질문이다. 스스로 콘셉트를 잡은게 '노코멘트'로 대답을 하는 거였다. 보는 분이 알아서 판단을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질문을 받아 그렇게 대답을 하면 건방져보이기도 하고 예의가 아닌 것 같기도 해서 고민이다"고 밝혔다.
또한 "물론 연애를 쭉 안 했던 것도 아니고 다행히 연애를 할 때는 이런 질문을 안 받았다. 연애를 할 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안 한다고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지금은 연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이어 "요즘 아버지와 영어 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얼마전 영어 선생님께 연락이 왔다. 숙제로 현재 제일 바라는 소원을 영어로 말하는 거였는데 아버지가 손주를 보고 싶다고 했다는 것이었다. 아버지께 쓸데없는 기대감을 주고 싶지 않아서 손주 대신 여력이 되신다면 입양을 하시라고 추천했다. 아버지께 정말 죄송하지만 지금은 결혼 생각이 없다. 더구나 결혼해서 잘 살 자신도 없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성훈은 "주변에서 연애를 해보고 진정한 사랑이라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즉 이 사람이라면 평생을 함께할 사람이라고 느끼면 결혼이 아닌 그 고비를 넘기라고 하더라. 결혼을 추천하는 사람도 있지만 지금은 그저 혼자 사는게 너무 익숙해졌다. 누군가를 만나게되면 눈치를 보는 타입이라서 당분간은 일에 집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성훈은 지난달 '나 혼자 산다'에서 남다른 케미를 선보인 박나래와 열애설이 불거져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모 연예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성훈은 박나래와 만남을 묻는 질문에 "그럴리가요"라며 웃음을 지었고 이어진 여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답한 것. 이런 성훈의 너스레가 오해로 번져 박나래와 열애설까지 이어지게 됐다. 더구나 성훈은 지난해 연말 열린 MBC '연예대상'에서 박나래의 대상이 호명되자 애틋하게 안아줘 열애에 무게를 실었다.
이와 관련해 성훈은 "주변에서도 정말 계속 물어본다.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라며 아직까지도 물어본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아닌 건 아니다"며 "나는 원래 성격 자체가 연예인할 성격이 아니다. 연예인은 어느 정도 관종 성향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부분이 전혀 없다. 박나래는 '나 혼자 산다'에서 가장 먼저 친해진 친구다. 낯을 많이 가렸는데 처음 예능할 때 가장 많이 마주치고 챙겨준 사람이라 아무래도 습관적으로 박나래를 보면 편해진다. 그래서 나도 박나래를 보면 습관적으로 잘 챙겨주게 된다. 내 눈에 보이는 건 신경을 쓰려고 하는데 그런 사소한 부분이 방송에 나가서 그렇게 보인 것 같다. 박나래와 열애는 정말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연예대상' 때 박나래를 안아준 것에 대한 이야기도 많던데 사실 그건 1년간 생각했던 일이었다. 나래가 올해 대상을 받기 전 회에 이영자 누나가 대상을 받았다. 그때 나래도 수고 많았다고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었는데 내가 그 상황에서 안아버리면 또 영자 누님께 예의가 아닐 것 같아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나래가 대상 받았을 때는 충분히 안아줬다. 1년간 생각했던 일이었고 나래가 충분히 보상받은 것 같아 기뻤다. 정말 한 번쯤 꼭 안아주고 싶었다"고 남다른 우정을 전했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김소은, 성훈, 김선웅, 김소혜, 이판도, 고(故) 전미선 등이 출연했고 '동감' '바보' '설해' '그 남자의 책 198쪽'의 김정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5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강철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