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축구선수 이동국이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이동국이 출연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대한민국에 새로운 월드컵 스타가 탄생했다. 앳된 얼굴로 긴 머리를 휘날리며 그라운드를 누비던 19살 '최연소 국가대표' 이동국 이었다. 그 후 20여 년이 흘러 그는 이제 불혹을 훌쩍 넘긴 42세의 '최고령 축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날 이동국은 "축구를 하게 되면서 (축구 인생)에 반전이 된 계기는 2002년 월드컵 전과 후라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히딩크 감독 감독님이 어떻게 보면 저한테 너무 고마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지금도 든다. 그때 당시에는 정말 미웠다. 현실을 부정했고 '내가 없는 2002년 월드컵은 다 소용이 없다'라는 마음뿐이었다"면서 "온 나라가 2002년 월드컵에 환호를 할 때 저 혼자 외면했다. 지금 떠올려보면 그런 생각을 가졌다는 게 창피하다"고 말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이동국은 히딩크호에 선발되지 못 했다. 이후 2006년 독일 월드컵 직전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또 좌절됐다.
그는 "그 당시 눈물이 생각지도 않게 그냥 흘렀다.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적으면서 2006년 월드컵에 이제 내 자리는 없고... 그냥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어떻게 눈물이 이렇게 생각지도 않게 떨어질 수가 있지?'라며 정말 신기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런 얘기를 하면 항상 그때 그 순간들이 생각이 나서 그런 생각을 잘 안하려고 한다. 얘기를 안 하려고 최대한 노력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때가 축구 인생 중에 제일 좌절했던 순간이었냐"는 질문에 이동국은 "좌절했던 순간이라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바뀐 나를 발견한 순간이었다. 내가 만약 저 다리로 월드컵을 뛰고 있다고 하면 지금 십자인대라는 부상이 6개월이면 복귀를 하는 부상인데, 더 큰 부상을 당해서 '1년짜리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라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사람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더라. 어느 순간 최악의 불행한 상황이 와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