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 기자] JTBC '날찾아' 박민영이 드디어 봄바람처럼 살포시 찾아온 서강준을 향한 마음을 깨닫고 고백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이하 '날찾아') 6회에서 목해원(박민영)과 임은섭(서강준)은 예정된 5일간의 한 지붕 살이를 종료했다. 해원은 호두하우스로, 은섭은 굿나잇 책방으로, 그렇게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고, 서로의 빈자리에 깊은 공허함을 느꼈다. 적막만이 감도는 호두하우스로 돌아오니 은섭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 깨달은 해원. 결국 그 마음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서정멜로의 정점을 찍었다.
사계절 내내 같은 일만 일어나던 조용한 북현리가 웬일인지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북적였다. 바로 혜천고 50주년 총동창회 때문에 각지에 흩어졌던 혜천고 선후배, 동창들이 모였기 때문.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고 오랜 친구와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자리에 모두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로 가득했다. 그러나 오영우(김영대)에게는 다른 마음이 있었다. 우연히 굿나잇 책방에서 해원을 마주한 뒤로 자꾸 해원의 앞에 나타나더니 이윽고 자신의 전화번호를 건넨 것. "나 역시 전부 다 그대로라고. 마음이"라는 고백도 함께였다.
해원에게 영우는 참 고마운 존재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살인자의 딸'이라는 소문이 학교에 파다하게 퍼지면서 괴롭힘을 받은 그녀의 곁에는 가족도, 친구도 없었다. 항상 겨울 같던 나날을 홀로 버텨온 해원 앞에 나타난 건 다름 아닌 혜천고 탑 영우. 모두의 시선을 몰고 다니는 학교 탑의 관심이 계속되자, 여학생 두 명이 해원에게 호기심을 보였고, 먼저 시내에 놀러 가지 않겠냐는 제안도 해왔다. 이를 계기로 그녀의 곁에는 다시금 친구들이 모였고 해원은 웃음을 되찾았다. 메마른 사막 같던 18살의 해원에게 "가을 한 철에만 피었던 꽃"인 영우가 나타나면서 비로소 정원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영우에 대한 해원의 감정은 그게 끝이었다. 그래서 호감을 표시하며 다가오는 그에게 "네가 지금 나에 대해서 어떤 감정이든 나 궁금하지 않아. 상관없어"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녀 곁에는 이미 "옆에 있으면 난로 위 주전자처럼 따뜻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
자신의 마음이 겨울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는지도 몰랐던 해원은 사람의 온기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호두하우스로 돌아오고 나서야 알게 됐다. 자신이 많이도 추웠다는 사실을. 그것을 알게 해 준 사람은 조용히 자신의 밤길을 비춰주고, 불이 나간 가로등 전구를 몰래 갈아주고, 자신을 위하는 마음에 털신을 선물했던 은섭이었다. 그 은은한 온기가 자신을 참 따뜻이도 데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은 것이다.
그 길로 해원은 은섭을 찾아 나섰다. "소원은 어둠 속 촛불을 불면서 이루어질 수 있다던데"라는 장우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어둠의 순간 소원을 빌어본다면 다시 불이 켜졌을 때 그 소원이 이뤄지지 않을까'라는 바람에서 시행된 소등식을 함께 하기 위해서였다. 10초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순간, 거짓말처럼 은섭이 다정하게 "해원아"라고 불렀고, 그 부름에 해원은 뒤를 돌아봤다.
영우의 등장에 계속된 엇갈림을 뒤로하고 이제야 두 눈을 마주하게 된 해원과 은섭. 그 순간 주위를 밝히는 모든 불이 암전됐고 해원은 고요한 적막 속에서, "네가 좋아. 임은섭"이라고 고백했다. 황혼이 저물기 전, 황혼을 향해 사랑을 고백하면 그 사랑이 반드시 이뤄진다 믿는 안데스 산맥 어딘가의 부족 남녀 말대로 황혼을 향해 고백한 해원. 그녀의 소원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한편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매주 월, 화 밤 9시 30분 JTBC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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