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정지소(20)에게 현장은 학교보다 더 학교같은 배움의 장이었다.
2012년 드라마 '메이퀸'으로 데뷔한 이후 벌써 7년이 넘었다. 배우라는 직업을 택하고 살아왔던 정지소는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닦아왔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는 중이다. 지난해 대한민국 영화계를 휩쓸고,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고,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4관왕을 달성한 작품 '기생충'의 주역으로도 함께한 정지소는 극중 박사장(이선균)의 딸 다혜 역을 맡아 다소 파격적인 러브라인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영향으로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앙상블상까지 손에 쥐며 영화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바 있다.
'기생충'의 영향으로 '방법'의 출연에도 자연스럽게 기대가 쏠렸다. 정지소는 '방법'에서 소녀 방법사 백소진으로 출연, 엄지원, 성동일, 조민수 등 쟁쟁한 선배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소름 돋는 연상호 세계관으로 시청자들을 안내했다. 그 결과 오컬트 장르의 드라마 중에서도 높은 시청률인 6%를 돌파하는 동 새 역사를 쓰기도 했다.
정지소는 최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을 만나 '방법'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지소에게 촬영현장은 학교 그 자체였다. 정지소는 "제 촬영을 하기도 바빴지만, 배우기도 정말 바빴다"며 "하나도 놓칠 것이 없을 정도로 선배님들의 촬영장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 정말 신세계로 다가왔다. 보고 배우기에도 바쁜 촬영장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지소는 "성동일 선배는 아닌척 하면서도 뒤에서는 다 챙겨주는 분이다. 무뚝뚝하게 대하시면서도 다 속으로는 생각하고 계시고, 장난스럽게 말하다가도 나중에는 '장난인 거 알지. 신경 쓰지 마'라고 하시는데 입덕 포인트가 꼭 있다. 그래서 나중에는 '응답하라' 시리즈 속의 개딸로 꼭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차기작까지 욕심을 냈다.
또 조민수에 대해서는 "조민수 선배님은 제가 처음에 모두 선배님들이시고, 성동일 선배님, 조민수 선배님, 엄지원 선배님, 정문성 선배님이 이렇게 들어오고 대선배님들이니 정신을 못 차리고 말도 걸지 못하고 섞이지 못하는 편이었는데, 먼저 다가와서 툭툭 말을 하시며 연기적으로 붙어보라고 하셨다. 먼저 더 편하게 해주셨기 때문에 어우러져서 더 잘 찍을 수 있던 거 같다. 선배들과 연기에서 지지말고 더 이기려고 하고, 주고받고, 빼앗아 오려고 하려고 말해준 덕분에 어울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옆에서 본 조민수의 연기는 훨씬 더 대단했다는 설명이다. 정지소는 "조민수 선배를 방법하는 신에서, 직접 몸을 비트시고 숨이 안 쉬어지는 것을 직접 표현하고, 목에 핏줄까지 서고 얼굴이 빨개지시는데 '민수 선배도 이렇게 하시는데'하는 마음에 숙연해졌었다. 내가 훨씬 더 몸을 바쳐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때 그 장면을 더 신경을 썼고, 대사 한마디 한마디, 보는 눈빛이나 동작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며 조민수에 대한 존경심을 언급했다.
이어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던 엄지원에 대해서는 "지원 선배와는 항상 같이 있었는데 실제로 호흡도 좋았고 에너지도 정말 좋았다. 옆에 있으면서 분위기를 타서 같이 힘도 냈고, 칭찬을 해주시면 혼자 조금 들뜨고 그랬다. 저의 스타일을 아셨기 때문에 일부러 더 칭찬을 하신 것 같다. 선배님이 칭찬하면 '더 잘할 수 있어요', '더 잘하고 싶어요', '이것도 할 수 있어요'라면서 더 잘하려고 노력했다. 선배님 덕분에 자신감도 생기고 의지도 많이 생겼다"고 밝혔다.
때문에 엄지원이 연기한 임진희와 백소진의 호흡도 가장 좋았다. 정지소는 "'이 언니는 내 언니고 나의 사람이고 나의 운명공동체'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들었다. 역경과 고난을 함께하던 중에 갑자기 남편(정성준 역, 정문성)이 나타나서 이제부터 '진희와 내가 하겠다'고 하니까 실제로도 그냥 마음이 웃겼다. 지금까지 이 언니가 나와 함께했는데, 갑자기 남편이 나오라고 하니까 진희가 나를 두고 혼자 가니 실제로도 질투가 났다. 그렇지만 결국엔 언니가 나에게로 돌아오지 않았나"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 시선을 모았다.
17일 방송된 12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한 '방법'은 이제 영화 작업과 시즌2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정지소는 "영화 대본을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늘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당연히 있다. 저를 불러주시고 계속 함께하고자 해주신다면 저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방법' 시리즈에 대한 애착이 있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