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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의 뜻깊은 기부 릴레이, KBL로 이어질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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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KBL 선수들의 자발적 기부 참여를 기대하는 건 힘든 일일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발원지 중국을 시작으로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 일본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제 아시아쪽이 조금 잠잠해지는 기미를 보이니, 미주와 유럽 지역에서 확진자가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유럽은 5대 프로축구 리그 일정이 전면 중단됐다.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도 마찬가지.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NBA는 즉각 리그 일정을 중단시켰다. 농구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야구도 시범경기 일정을 취소했다. 정규시즌 개막이 5~6월까지 미뤄질 것이라는 현지 예측이다.

프로 스포츠의 일정 중단,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여가를 즐길 수 없는 팬들은 무료하다.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제일로 답답하다. 각 대회를 주관하는 연맹과 구단들은 엄청난 중계권, 광고권 등이 직결돼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도 없어졌다. 당장 경기장에서 먹거리를 팔고, 청소를 하고, 경호 업무를 하는 직원들이 모두 휴업 상태다. 치어리더 등 이벤트 팀도 모든 종목의 경기가 진행되지 못하다보니 일할 곳이 없다.

때문에 NBA 스타들이 발벗고 나섰다. 대형 신인 자이언 윌리엄슨(뉴올리언스)이 첫 발을 떼자 스타급 선수들이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윌리엄슨은 홈구장 스무디킹 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30일치 급여를 대신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케빈 러브(클리블랜드) 블레이크 그리핀(디트로이트)가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 기부에 동참했다.

NBA에서 나온 첫 확진 선수로, 다른 사람들을 전염시킬 수 있는 경솔한 행동에 많은 질타를 받았던 루디 고베어(유타)는 50만달러(약 6억1300만원)라는 거금을 내며 참회했다. 마지막으로 리그 슈퍼스타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가 오클랜드 지역 결식 아동들을 굶게 할 수 없다며 무려 100만달러(약 12억2800만원)를 쾌척했다.

NBA 선수들이 뜻 깊은 기부 릴레이를 펼치자 야구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조지 스프링어(휴스턴)가 기부에 함께 할 수 있게 했다. 이를 지켜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선수들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다면 일찌감치 리그가 중단된 KBL, WKBL 선수들의 기부를 기대해볼 수는 없을까. KBL과 WKBL 역시 리그 중단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겨워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NBA를 무조건 따라할 필요는 없겠지만, 주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좋은 일에 스타 선수들이 앞장 선다면 힘든 시기 많은 이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미 많은 연예인들이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많은 기부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른 종목 은퇴, 현역 선수들의 기부도 있었다.

물론, 기부가 강요에 의해 진행되서는 안된다. KBL 선수들은 NBA 선수들처럼 수백억원의 연봉을 받지 못한다. 돈을 떠나, 진심에서 우러져 나와야 진정한 의미가 있다.

그래도 KBL의 경우 선수들의 몸값이 높아져 이제는 10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선수도 나오고 있다. 액수도 액수지만, 주변을 돌보는 진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그걸로 된다. 신인 선수 윌리엄슨이 많은 이들의 칭찬을 받는 건, 많은 돈을 내서가 아니라 어린 선수가 평소 다른이들이 챙기지 못하던 음지의 인물들을 챙기고 나섰기 때문이다.

프로 선수는 팬들의 사랑 없이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없다. 또 경기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자신들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뒤에서 일하는 서포터들의 지원 없이 존재할 수도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