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무려 우리 돈으로 1조1500억원이다. 만약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예정된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이대로 막을 내릴 경우 예상되는 손실액수다.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전 세계적인 대유행, '팬데믹'이 선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치는 여파가 이렇게 크다.
현재 EPL은 리그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EPL 뿐만 아니라 영국 내 모든 스포츠 이벤트가 일단 중지됐다. EPL 사무국은 13일 밤(한국시각) 긴급회의를 열어 잉글랜드 내에서 EPL을 필두로 한 모든 남녀 프로축구 활동을 3주 동안 중단하기로 결의했다.
이로써 EPL은 당장 이번 주말로 예정됐던 30라운드가 취소됐다. EPL 사무국은 3주 뒤인 4월 4일에 리그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통제 상황에 따라 이 시기는 변동될 수도 있다. EPL 뿐만 아니라 스페인(라리가)과 프랑스(리그앙) 이탈리아(세리에A) 독일(분데스리가) 등 유럽 5대 축구리그가 모두 멈춰 섰다.
모든 나라들이 자국 리그가 완전히 취소되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고 싶어한다. EPL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아직은 '일시 중지' 카드만 쓰고 있다. 3주 동안의 중지 기간을 마치고 영국 내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개선된다면 다시 정상적으로 리그를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럽 내 코로나19의 확산 추세가 무섭게 늘어나고 있어 3주 뒤의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 오히려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
결국 최악의 경우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영국 스포트바이블은 15일(한국시각) 더 타임즈를 인용해 "EPL이 시즌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방송 중계료 및 광고 수익 등에서 7억 5000만파운드(약 1조1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EPL은 매년 중계권료로 전세계로부터 3억파운드(4600억원) 정도를 벌어들인다. 하지만 예정된 스케줄대로 전체 시즌이 완료되지 않으면 풀 시즌에 대한 중계권료를 받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영국축구협회(FA) 그렉 클라크 회장 역시 리그 일시 중단을 위한 회의 때 시즌 조기종료에 대해 가장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