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투란도트'의 깊은 감동과 아름다운 넘버가 슬로바키아 관객을 사로잡았다.
창작뮤지컬 최초로 동유럽으로 라이선스 수출된 '투란도트'가 지난 6~7일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 있는 노바스쩨나 국립극장(617석)에서 성황리에 공연됐다. 대구시와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제작해 지난 2010년 트라이아웃을 거쳐 2011년 제5회 DIMF 개막작으로 초연한 창작뮤지컬 '투란도트'가 마침내 글로벌 콘텐츠로서 행보를 시작했다.
2018년 라이선스 수출계약 체결, 2019년 12월 슬로바키아 현지 배우 오디션을 거쳐 드디어 무대에 오른 '투란도트'의 동유럽 라이선스 버전은 감각적인 연출로 유명한 헝가리 출신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의 재해석과 슬로바키아를 대표하는 여배우 미로슬라바 드린노바, 시사 스끌로브스카의 캐스팅까지 더해 DIMF의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현지에서도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아 이틀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여러 TV 등 방송사와 다수의 현지 매체들도 현장을 찾아 뜨거운 관심을 이어갔다.
새롭게 탄생한 뮤지컬 '투란도트' 라이선스 버전은 간결하고 현대적인 재해석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화려하고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원작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의상과 안무로 현대적인 느낌을 더했으며 심플하지만 포인트를 살린 무대세트와 조명을 활용해 몰입도를 높였다. 여기에 원작의 강점이었던 중독성 높은 뮤지컬 넘버를 중심으로 기존의 '신비로운 가상의 세계'라는 설정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 관객의 공감을 이끌었다.
동유럽 라이선스 버전의 '투란도트'는 향후 노바스쩨나 국립극장의 주요 레퍼토리로 '레미제라블', '맘마미아!', '시라노' 등과 함께 연중 공연되며 향후 체코, 헝가리, 독일, 오스트리아 등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투란도트 역의 미로슬라바 드린노바는 "차가운 모습 뒤에 숨겨진 투란도트의 고통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큰 도전이었는데 잘 마치게 되어 행복하다"며 "한국의 오리지널 공연을 본 관객들이 어떻게 감상할 지 정말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는 "'투란도트'를 처음 봤을 때 '한국'이라는 느낌이 전혀 강조되지 않은, 오히려 유럽적인 뮤지컬이라는 인상을 받았을 만큼 원작의 세련미가 워낙 좋았다. 이런 좋은 작품을 작업하게 되어 행복했다"는 소감을 함께 전했다.
뮤지컬 '투란도트' 동유럽 라이선스 버전은 올여름 개최될 제14회 DIMF의 개막작으로 국내 관객에게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