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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이슈]왜 경기수 안줄일까? 절대 간단한 문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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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44경기 유지가 원칙인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와 관련해 정규 시즌 개막 연기를 결정했다. 원래 예정됐던 시즌 개막일은 3월 28일(토요일)이었다. 하지만 팬들과 선수단, 관계자들의 안전 및 건강 보호를 위해 사상 초유의 개막 연기를 결정했다. 이미 시범경기가 취소된 것에 이어 개막 연기까지 확정되면서 모든 것이 불확실해졌다.

KBO 이사회는 현재까지 '4월 중 개막'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마지노선을 4월 중순으로 잡고있다. 정규 시즌 144경기와 포스트시즌 일정을 감안했을때 4월 중순에는 시즌이 시작해야 11월말까지 모두 마칠 수 있다. 올해에는 하필 도쿄올림픽으로 인한 '올림픽 휴식기'가 7월 중순부터 포함돼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물론 올림픽이 취소나 연기된다면 리그 일정을 치르는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개막을 4월말까지 넘기면 한국시리즈를 12월에 치러야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고려 대상이 아니다. KBO는 4월말까지 진정되지 않는 최악의 경우 무관중 경기로 개막을 강행하는 방법까지도 검토는 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기수 축소는 안되는 것일까. 개막이 연기된만큼 경기수를 축소하자는 외부의 목소리도 물론 알고있다. 현재는 10개 구단이 팀당 144경기를 치른다. 개막이 뒤로 밀린만큼 126경기나 108경기로 경기수를 줄인다면 겨울이 되기 전에 시즌을 종료하는 이상적인 마무리가 가능하다. 또 이와는 별개의 문제이긴 하지만 현장에서 그동안 꾸준히 경기수 축소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빈약한 선수 자원에 비해 경기수가 많은 편이라 시즌 운영에 힘이 들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MLB)의 162경기, 일본프로야구(NPB)의 143경기와 비교해보면 분명 KBO리그의 144경기는 경기수가 많다. KBO는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부터 팀당 144경기 체제를 유지해왔다. 8개 구단 체제였던 과거에 팀당 126경기에서 2009년 133경기로 늘었고, 9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3년 다시 팀당 128경기로 줄었다가 10개 구단 체제가 완성된 2015년부터 144경기로 경기수가 증가했다.

하지만 경기수 축소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과거에 경기수를 늘이거나 줄일 때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고, 최소 1년전부터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다. 경기수 축소는 결국 각종 수익과 지출과 직결된다. 무조건 많은 경기를 소화해 관중 수입을 최대한 많이 받으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KBO는 무관중 경기까지 고려할만큼 144경기 체제 유지를 강력히 주장한다. 관중 수익보다도 중계권이나 구장 내 광고, 각종 계약 등 얽혀있는 문제가 많다. 때문에 경기수 축소는 단기간에 결정할 문제가 아닌, 1년 가까운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기업과 기업, 기업과 개인 간의 계약 해지나 계약 내용 변경이 쉽다고 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시즌 개막을 연기한 일본프로야구 역시 12월에 일본시리즈를 치르게 되더라도 기존 경기수를 무조건 유지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물론 이사회는 현장의 고충을 이해하고 있다. 불확실해진 개막 일정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일정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어려워졌다. KBO는 개막 최소 2주 전에 날짜를 확정해 차질 없이 시즌 준비를 할 수 있게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