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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안권수의 한국야구 적응기 "왜 2아웃에 전진 수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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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로부터 지명을 받아 입단한 재일교포 외야수 안권수(27). 그는 일본에서 고교야구(와세다고)를 경험한 뒤 대학 야구부(와세다대)에 들어갔다. 대학 야구부에서 중도하차한 뒤에는 일본 독립리그와 실업 야구팀에서 활동해왔다. 일본프로야구(NPB) 경험이 없이 실업 야구를 통해 KBO리그 구단에 입단한 재일교포 선수는 2005년까지 LG 트윈스 소속이었던 투수 김진유 이후 15년만이다.

일본에서 야구 기본기를 배운 안권수는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팀내에서 안정적인 야구 실력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물론 그는 아직 한일 야구의 차이에 대해 어려워하는 점들도 있다.

"저는 지금까지 외야 수비를 할 때, 투아웃 주자 없는 상황이라면 장타를 경계하기 위해 수비 위치를 깊게 잡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두산)에서는 극단적으로 수비 위치를 앞쪽에 두자는(전진수비) 지시도 있고 좌익수와 중견수, 우익수가 일직선에 있을 때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차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한국어 의사소통이 완벽하지 않은 안권수는 지시대로 움직일 수는 있어도 그 의도까지는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안권수가 갖는 의문을 확인하기 위해 조성환 수비코치에게 외야수의 전진 수비 의도에 대해 물어봤다.

"우리팀은 다른 팀들에 비해 1~2발 정도 앞에 수비 위치를 두는 편입니다. (안)권수의 경우 3발 정도 뒤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팀 외야수들은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선수가 많고, 전진 수비를 하다가 큰 타구(장타)가 나와도 승부를 걸 수 있습니다. 또 원아웃 주자가 없는 상황이더라도 그 뒤의 타자가 하위 타순이라면 외야가 넓은 잠실을 홈으로 쓰는 우리팀의 경우에는 전진 수비를 해도 문제 없습니다. 오히려 공격적인 수비 위치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조성환 코치의 설명을 안권수에게 전달했더니 그는 "알겠습니다. 물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두산 외야수들의 전진 수비 위치에 대해 다른 팀 선수들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년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이원석(삼성)은 이렇게 말했다.

"두산은 (박)건우, (정)수빈 등 수비 잘하는 외야수들이 많기 때문에 만약 제가 수비코치라고 해도 같은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또 이렇게 덧붙였다. "잘 생각해보면 두산 뿐 아니라 우리팀(삼성)도 그렇고, 한국의 외야수들은 뒤로 날아가는 타구를 잘 잡는 것 같습니다."

두산 외야수들이 극단적으로 앞쪽에 수비 위치를 잡는 편이지만, KBO리그 자체가 일본보다 앞에서 수비를 한다는 것을 안권수와 이원석의 말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당연히 예외도 있다. 타자의 특성에 따라 수비시프트 변화가 생기고, 조성환 코치도 "1점 승부라면 펜스에 바짝 붙어서 수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권수는 빠른 발과 정확한 송구 능력이 무기인 외야수다. 그가 넓은 잠실야구장의 외야를 달리며 공을 잡자마자 신속하게 송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