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가수 박재범이 UFC 선수 브라이언 오르테가에게 폭행을 당한 가운데, 사법 당국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9일 정찬성 매니지먼트사인 이리디움 스포츠 에이전시는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 정키'에 성명문을 보내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일 밤 UFC 관계자가 대회 동안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일러줬다. (양쪽 진영 모두) 충돌 없이 경기 관람에만 집중할 것을 부탁했다"면서 "하지만 오직 한 팀만이 그 의무를 지켰다. 우리는 (폭행 사태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대응을 보인 정찬성을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와 고객(정찬성)은 UFC 요청을 존중했고 어젯밤 내내 프로로서 품위를 지켰다. 폭행 사건은 발생 직후 경찰서에 보고·접수된 것으로 안다. 지금은 사법 당국 판단을 기다려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48에 박재범은 게스트 파이터로 초청받아 경기장을 찾은 정찬성과 동행했다.
이날 오르테가는 정찬성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박재범에게 다가가 '네가 제이팍(박재범)이냐?'라고 물은 후 손바닥으로 박재범의 뺨을 때렸다.
미국 매체 ESPN 아리엘 헬와니 기자는 자신의 SNS에 "박재범이 브라이언 오르테가에게 맞았다. 오르테가는 박재범의 통역을 문제삼았다. 정찬성이 화장실에 간 것을 본 오르테가는 박재범에게 다가가 '박재범이냐'고 물었고 박재범이 '그렇다'고 답하자 손바닥으로 뺨을 때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온라인 상에서도 오르테가가 박재범을 폭행한 뒤 경호원 등에게 끌려나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재범 측은 "확인 결과 오르테가 선수 측에서 시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경호원들의 빠른 제재로 퇴장조치 되며 마무리, 아티스트에게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부상은 없었고 현재 건강에는 전혀 이상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오르테가가 박재범을 향한 분노는 예고된 상황이다. 오르테가와 정찬성은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UFC 한국대회 메인 이벤트를 장식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르테가가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며 대결은 무산됐다.
그런데 속칭 '트래시 토크'로 문제가 발생했다. 정찬성은 지난 2월 방송된 '아리엘 헬와니의 MMA'쇼에 출연, 당시 박재범은 소속사 AOMG 대표이자 통역 자격으로 인터뷰에 함께 응했다.
인터뷰 말미 오르테가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정찬성은 "볼카노프스키든 할로웨이든 누구랑 싸우든 상관없다. 하지만 오르테가는 이미 나한테서 한번 도망갔다. 굳이 잡고 싶지 않다. 가능하면 할로웨이와 싸우고 싶다"고 답했다. 이에 박재범은 '더킹(ducking : 오리가 물속에 머리를 쳐박듯 피하는 것)'이란 단어를 사용해 통역에 나섰다.
그런데 이 인터뷰가 공개된 뒤 오르테가는 발끈했다. "한국에서 정찬성을 만났을 때 남자답게 다가와 트래시 토크에 대해 사과해 좋게 답했다. 하지만 이제 넌 정말 XXX야. 박재범도 내가 한대 쳐도 놀라지 마라"고 경고했다.
이후 정찬성은 오르테가의 말에 "진짜 날릴 수 있는지 보려고 한다. UFC에서 '가드가 필요한지' 물어보더라. 내가 먼저 시비 걸 일은 없다고 괜찮다고 했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했던 폭행사태는 터졌고, 정찬성은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오르테가는 나와 박재범으로부터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고, 두 시간 동안 별일은 없었다. 그래서 모든 것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화장실에 가 있는 동안 박재범을 공격했다. 박재범은 프로 격투기 선수가 아닌 일반인임에도 불구하고 폭력을 행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오르테가가가 더 나쁜 것은 내가 없을 때, 박재범을 공격했고, 진짜 남자가 해야 할 짓이 아니다. 오르테가가 한 짓은 아이를 때리는 어른의 모습이었다. 만약에 나를 공격했다면, 화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오르테가는 겁쟁이다. 격투가가 아니다. 혹여 나와 싸우고 싶어서 이런 계획을 했다면, 축하한다. 효과가 있었다"고 분노했다.
정찬성은 "너랑 싸우게(경기) 된다면, 때려 눕히고 네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게 만들거야"라며 "완전히 망쳐버릴거고, 다시는 나로부터 도망치지 말라고"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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