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금융지주의 사외이사들이 사실상 모두 재선임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KB금융·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31명 가운데 22명 임기가 만료된다. 이중 16명은 재선임되고, 5명은 물러난다. 퇴임하는 5명은 정관상 최장 임기를 다 채워 유임이 불가능하다.
KB금융은 최장 임기를 다 채우고 나가는 사외이사 2명의 후임으로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과 오규택 중앙대 경영경제대 교수를 추천했다. 주총에서 권 전 기업은행장이 선임되면 KB금융의 여성 사외이사는 기존 최명희 사외이사를 포함해 2명이 된다.
신한금융은 퇴임자 2명의 후임으로 여성인 윤재원 홍익대 경영대 교수와 진현덕 ㈜페도라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기존 사외이사인 필립 에이브릴(BNP파리바증권 일본 이사)은 임기 1년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됐다. 지분 관계가 있는 회사의 상근 임원을 사외이사로 두는 것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저해한다는 국민연금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BNP파리바는 지난해 6월말 기준 신한금융의 지분 3.55%, 국민연금은 9.38%를 보유하고 있다.
주총에서 신규 사외이사 선임안이 확정되면 신한금융도 여성 사외이사를 두게 된다.
금융지주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늘리거나 새로 추천하는 것은 '자본잠식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의 시행에 대비해서다.
개정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은 이사회를 구성할 때 최소 여성 1명 이상을 포함해야만 한다. 해당 법은 오는 7월부터 본격 시행되며 2022년 7월까지 2년간의 유예기간을 가진다.
이를 앞두고 여성 사내이사(등기 임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사외이사 부문에서 여성을 1명 이상 두려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예금보험공사가 매년 파견하는 비상임이사를 제외하고는 기존 사외이사의 변동은 없었다. 다만 지난해 푸본생명이 우리금융의 지분 4.0%를 인수하면서 푸본생명이 추천한 첨문악 전 푸본생명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5명에서 6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하나금융은 이번에 기존 사외이사 8명 전원이 유임됐다. 하나금융은 여성 사외이사 1명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있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