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막내온탑' 정재원(19·한체대)이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소름돋는 명승부를 펼치며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정재원은 9일(한국시각)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티알프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파이널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짜릿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네덜란드 장거리 간판스타 요릿 베르흐스마 등 베테랑들이 초반부터 치열한 머리싸움, 체력싸움을 펼쳤다. 정재원은 꾸준히 중위권을 유지하며 뒤에서 웅크린 채 막판 역전승부를 준비했다.
4바퀴를 남긴 상황까지는 탐색전이었다. 마지막 3바퀴를 남기고 선두그룹의 베르흐스마가 다시 치고 나가며 폭풍질주가 시작됐다. 정재원이 미친 속도로 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2바퀴 전까지 보이지 않던 정재원이 한바퀴를 남기고 순식간에 3위로 치고 올라왔다. 마지막 1바퀴 종소리가 울리고, 강력한 코너링과 함께 정재원이 2위까지 올라왔다. 체력이 고갈된 베르흐스마가 처졌다. 조이 만티아(미국), 바트 스윙스(벨기에)를 모두 제쳐낸 정재원의 날선 스케이트 날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악문 막내, 정재원이 막판 대역전극이었다. 정재원은 결승선을 통과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7분47초060의 기록, 스윙스(7분47초120)를 0.06초 차이로 돌려세웠다. 소름 돋는 명승부였다.
정재원은 2년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만 17세의 나이에 팀추월 은메달을 따내며 스피드스케이팅 국내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올림픽 챔피언' 백전노장 이승훈과 함께 훈련하고 경쟁했고, 한팀으로 메달도 목에 걸었다. 매스스타트에서 '페이스메이커'로 나서 이승훈의 금메달에 기여했다.
정재원이 그날 이후 2년만에 국제무대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시즌 월드컵 1차 대회, 4대륙 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에서 모두 준우승했다. 올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눈부신 금빛 질주를 펼치며 그간의 아쉬움을 떨쳐냈다.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