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최대 약점이었던 선발 로테이션은 지난 겨울 류현진, 태너 로아크, 체이스 앤더슨이 오면서 많은 부분이 채워졌다. 여기에 4선발인 맷 슈메이커도 시범경기에서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고 있어 토론토는 5선발만 정하면 된다.
5선발 후보는 이파전으로 좁혀진 듯하다. 풀타임 2년차를 맞은 트렌트 손튼과 100마일 강속구 유망주 네이트 피어슨이 시범경기 중반을 돌입하면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다른 선발 후보였던 일본인 투수 야마구치 은 3경기에서 6이닝을 던져 8실점하는 부진으로 경쟁서 벗어난 느낌이다. 지난해 9월 빅리그에 데뷔한 앤서니 케이도 3경기서 평균자책점 12.46에 머물고 있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시범경기를 마친 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의 코멘트에서 결심을 읽을 수 있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손튼은 2⅔이닝 동안 5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2실점했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좋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 후 손튼은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커브는 이번 스프링캠프 내내 좋고, 직구 로케이션도 좋아지고 있어 이닝을 끌고 갈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몬토요 감독도 "(선발)자리 하나를 놓고 우리 선수들이 경쟁하는 건 언제나 긍정적이다. 손튼은 힘있게 던지는 게 나에게는 보기 좋았다. 5선발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의중을 드러냈다.
반면 이날 5회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피어슨에 대해서는 "그는 오늘 날카롭지 않았다. 모든 타자들을 삼진으로 잡으려고 하는데 두 번째 이닝 들어서도 그랬다. 괜찮아 보이기는 하나, 정확히 뭐라고 말해야 할 지는 모르겠다"면서 "오늘 날카롭지는 않았지만, 그 정도면 충분히 한 것"이라며 다소 인색한 평가를 내렸다.
시범경기 성적은 손튼이 3경기에서 7⅔이닝 5안타 2실점, 5볼넷, 4탈삼진, 평균자책점 2.35이고, 피어슨은 3경기에서 5이닝 무안타 무실점, 2볼넷, 9탈삼진, 평균자책점 0.00이다. 누가 봐도 피어슨의 기록이 훨씬 좋아보인다. 그러나 몬토요 감독은 손튼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풀타임 선발로 던진 손튼은 보여준 것이 많았다. 토론토는 지난 시즌 에이스 없이 무려 21명의 선발투수를 썼는데, 그런 불안함 속에서도 손튼은 선발 29경기를 포함해 32경기에서 6승9패, 평균자책점 4.84를 올리며 만족스러운 성장세를 나타냈다. 지역 유력지 토론토 스타는 '부상과 방출, 가망없는 평범한 투수들로 점철됐던 지난해 토론토 선발진 가운데 살아남은 투수는 루키였던 쏜튼 뿐'이라고 했다.
피어슨은 아직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본 적이 없다. 지난해 싱글A+에서 시작해 더블A와 트리플A를 거치며 25경기에 등판해 5승4패,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했다. 2017년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인 피어슨은 토론토가 차세대 에이스로 삼을 파워피처다. 메이저리그 서비스 타임과 마이너리그 옵션을 신중하게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스포팅뉴스는 '피어슨이 올해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하더라도 오래 있지는 않을 것이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캐번 비지오, 보 비셰트가 이룬 젊은 핵심 전력에 가세할 준비만 끝낸다면 말이다'고 적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