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 사이클의 숙원인 올림픽 메달꿈이 점점 영글고 있다.
'에이스' 이혜진(28·부산지방공단스포원)이 국제사이클연맹(UCI) 여자 경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이혜진은 5일(한국시각) UCI가 발표한 여자 경륜 개인 세계랭킹(3월 1일자)에서 3245점으로 리와이즈(홍콩·2837.5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혜진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3개월 연속으로 여자 경륜 세계랭킹 2위를 유지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
2020년 세계트랙사이클선수권대회 은메달이 결정적이었다. 이혜진은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UCI 세계트랙사이클선수권대회 여자 경륜 결승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혜진은 이번 은메달로 한국 사이클의 시니어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을 새로 썼다. 앞서 1999년 조호성이 포인트레이스에서 동메달을 획득, 한국 최초 세계선수권 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지난해 11월 민스크 월드컵 은메달, 12월 홍콩 월드컵과 뉴질랜드 월드컵에서 2주 연속 금메달을 차지하며 세계랭킹을 2위까지 올라간 이혜진은 세계선수권 은메달로 포인트를 대거 끌어올렸고, 마침내 지난해 1월부터 1년1개월 이상 1위자리를 지키던 리와이즈를 넘어 세계 1위로 도약했다.
이혜진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한국 사이클 첫 올림픽 메달이다. 이혜진은 국가별 여자 경륜 올림픽 포인트 랭킹에서 상위 7위 안에 들어 도쿄행 티켓을 따냈다.
이혜진은 늘 '최초'의 길을 걸었다. 그는 2010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여자 500m 독주와 스프린트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사이클에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안겼다. 이후 국내 여자 단거리 일인자로 자리잡은 이혜진은 2014년 런던 월드컵에서 경륜 동메달을 차지, 한국 사이클 역대 첫 월드컵 단거리 메달을 따냈다. 지난해 12월에는 2019∼2020시즌 국제사이클연맹(UCI) 트랙 사이클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경륜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의 바소바 리우보프(세계 24위)와 일본 고바야시 유카(세계 12위)를 따돌리고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며 경륜 종목 첫 금메달, 그리고 한국 선수로는 2001년 조호성(남자 포인트레이스), 2011년 나아름(여자 포인트레이스)에 이어 세 번째로 월드컵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혜진에게 올림픽은 아픔이었다.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올림픽에 나섰지만, 메달과는 거리가 있었다. 특히 많은 기대 속 나선 리우올림픽에서는 경기 중 바로 앞에서 낙차한 선수의 영향으로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레이스 운영이나 기술 모두 절정에 달했다는 평가다. 세계랭킹 1위로 공인 받은 이혜진은 올림픽에서 마지막 방점을 찍겠다며 남다른 각오를 보이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