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대구가 배출한 걸출한 스타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과 양준혁 해설위원이 고향 대구에 대한 걱정과 응원으로 한 마음이 됐다.
만남은 양준혁 해설위원이 4일 삼성 캠프인 아카마 구장을 깜짝 방문하면서 이뤄졌다. 해설위원으로 공식 방문이 아닌 개인 자격의 참관. 때 마침 이날 삼성과의 연습경기를 위해 류중일 감독이 아카마 구장을 찾으면서 조우가 성사됐다. 경기에 앞서 삼성 허삼영 감독과 환담 중이던 류 감독은 양준혁 위원의 방문에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여 언제 왔노? 몸 좋아졌데이"라며 구수한 고향 사투리로 안부를 물었다. 양 위원도 "요즘 (방송에서) 축구(JTBC '뭉쳐야 찬다')를 하느라 조금 빠졌습니다"라며 화답했다.
안부 인사는 오래 가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과 양준혁 위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삼성 걱정, 대구 걱정을 했다. 이심전심 이었다. 류중일 감독과 양준혁 위원에게 이번 사태는 남의 일이 아니다. 대구가 배출한 삼성 라이온즈의 자랑스러운 레전드 출신. 비록 현재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늘 고향 이상의 각별한 의미가 있는 대구에 머물러 있다.
류 감독은 직원에게 실시간으로 대구 지역 확진자를 물었다. 5000명을 돌파한 이날 대구에서만 확진자가 400명 이상 증가해 4000명을 넘어섰다. 이 소식을 들은 류 감독은 "정말 큰일이다. 빨리 진정돼야 할텐데"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2일 코로나 사태로 고통받고 있는 고향 대구를 위해 3000만 원의 통 큰 기부를 했다. '기부천사'란 새 별명에 손사래를 치는 류 감독은 "대구에서 자라고 야구를 했다. 힘들어 하는 분들께 아주 작은 마음이나마 보태고 싶었을 뿐"이라며 선행에 대한 관심을 부담스러워 했다. 류 감독은 "국가적 재난이 아니냐"며 "대구 경북 지역 분들이 한 마음으로 빠르게 극복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향민들을 위한 진심이 묻어 있었다.
레전드 양준혁 위원도 마찬가지 마음이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대구 토박이. 역시 고향 대구를 위해 1000만 원을 기부한 양준혁 위원은 "대구는 내가 태어나 자란 곳이다.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대구에 가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다. 대구 경북 분들 힘내시고 빠르게 사태가 진정되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고향민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듬뿍 묻어났다.
양 위원은 LG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매의 시선으로 삼성 타자들을 관찰하기도 했다. 양 위원은 "김동엽이 살아나 러프의 공백을 메우고 구자욱이 구심점이 돼주면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타자들이 김용달 코치님께서 부임하시고 여러가지 변화가 많은 것 같다"며 "타선이 뒷받침 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친정팀을 응원했다.
한 마음 한 뜻으로 보내는 대구 출신 레전드들의 우려와 응원. 비록 현재 고향을 떠나 서울 팀 사령탑과 해설위원과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중인 인기 방송인이지만 고통 받고 있는 고향땅 대구에 대한 마음 만큼은 하나였다.
오키나와(일본)=정현석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