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GNI)이 4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역시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자료에 따르면 1인당 GNI(달러화 기준)는 3만2047달러로, 전년보다 4.1%(1387달러) 감소했다.
1인당 GNI는 지난 2015년(-1.9%)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2017년 3만1734달러로 첫 3만달러대 진입 이후 2018년 3만3434달러로 증가했으나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1인당 GNI는 한 나라 국민의 평균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명목 국민총소득인 GNI를 통계청 추계 인구로 나눠 원·달러 환율을 반영한 뒤 산출한다.
지난해 1인당 GNI 감소는 명목 GDP 성장률이 1998년(-0.9%)이후 가장 낮은 1.1%를 기록한데다,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약 5.9% 상승해 달러화로 환산된 것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를 연 2.0%로 발표했다. 4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1.3% 성장해 속보치 대비 0.1%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0.3%포인트 하향 수정됐지만 설비투자(1.8%포인트), 건설투자(0.7%포인트), 민간소비(0.2%포인트) 등이 각각 상향수정됐다.
해당연도 물가를 반영해 체감 경기에 가까운 명목 GDP는 전년대비 1.1% 성장한 1914조원을 기록했다. 명목 성장률은 IMF 외환위기인 1998년(-0.9%)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정부는 명목 GDP 성장률 둔화 원인으로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인한 교역조건 악화를 꼽았다.
국내 생산 수출품과 투자재 등을 포함한 국민경제 전반의 종합적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 역시 전년대비 0.9% 하락했다. 1999년(-1.2%) 이후 20년 만의 첫 하락이다.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이 급락해 수출 디플레이터가 낮아진 것이 GDP 디플레이터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민들의 실질적 소득도 줄어들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0.3%에 머물렀다. 총저축률 역시 34.6%로 전년(35.8%)보다 1.2%포인트 감소했다. 국내 총 투자율은 전년대비 0.4%포인트 하락한 31%를 기록했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