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고요한 수면 아래, '잠룡'들의 야심이 꿈틀댄다. 저마다 언제든 시작 신호만 나오면 거침없이 하늘로 승천하겠다는 각오가 크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으로 개막이 무기한 연기됐지만, 그로 인해 색다른 긴장감이 K리그에 퍼지고 있다. 준비 기간이 더 늘어나며 팀마다 한층 치열하게 전력 다지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지난 겨울 많은 변화가 발생한 K리그2에는 비상을 꿈꾸는 잠룡들이 즐비하다. K리그1 못지 않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여전히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올 시즌 K리그2는 여러 모로 흥미요소가 넘쳐난다. 우선 K리그1에서 강등된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남 FC가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해 다이렉트 승격을 노리고 있다. 제주는 모기업 SK 에너지가 승격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승격 청부사' 남기일 전 성남 감독을 영입해 팀의 색깔을 바꾸고 있다. 남 감독 부임이후 제주는 선수 보강에도 주력했다. 정조국과 주민규 윤보상 김영욱 등이 합류해 지난 시즌에 비해 한층 전력이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다.
경남도 제주처럼 '다이렉트 승격'을 꿈꾸고 있다. 변화를 위해 경남은 '2002 한일 월드컵 영웅' 중 한명인 설기현 감독을 전격 선임했다. 지난 시즌 중 성남FC 전력강화실장으로 부임해 K리그1 현장에 돌아왔던 설 감독은 지난 12월 경남의 지휘봉을 잡았다. 젊은 감독답게 최첨단 영상 자료를 직접 제작해 선수들과 소통하며 팀 전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경남 역시 다크호스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가장 주목받는 팀은 바로 대전 하나 시티즌이다. 허정무 이사장-황선홍 감독 체제로 야심차게 출범한 대전 하나시티즌은 모기업의 통 큰 지원을 바탕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마치 K리그1 팀처럼 아낌없는 투자로 전력을 단시간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물론 담금질이 더 중요하지만, 이단 선수 구성은 뛰어나다.
지난해 U-20 월드컵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끈 정정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서울 이랜드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비록 지난해 역대 처음으로 K리그2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구단 측은 정 감독의 리더십과 지도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당분간 리빌딩을 통한 팀의 체질 개선에 주력하겠지만, 이변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지난 시즌 후반 갑작스럽게 '감독 대행'을 맡아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던 전남의 전경준 감독도 올 시즌을 앞두고 정식 감독으로 선임돼 구단의 신뢰를 받았다. '전략가'로 유명한 전 감독은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 상대들의 공략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 K리그2 구단 관계자는 "코로나 19만 아니었다면 정말 개막부터 흥미로운 매치 업으로 팬들이 즐거워했을 것"이라면서 "올해 K리그2는 정말 볼거리가 풍성할 것 같다. 비록 개막이 연기됐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구단들도 준비할 시간이 늘어나고 팬들의 기대감도 커지는 것 같다. 하루 빨리 개막이 되어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