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팬이 몰고 온 차 한 대가 경기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GTA'가 아닌, 실제 상황이다.
영국 라디오 '토크 스포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브리츠 북동부 렐라빌레 스타디움에서 열린 'ABC 맛시피 리그'(남아공 3부리그)의 루카 볼 컨트롤러스와 폴로콰네 시티 로버스간 경기는 안전상의 이유로 중단됐다. 사연은 이렇다. 경기가 한창이던 시점에 어디선가 불쑥 BWM X5 차량이 나타나 선수들이 모인 쪽을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했다. 선수들과 관계자들 모두 필사적으로 대피했다. 이 차량은 멈추는가 싶더니 방향을 돌려 선수단 벤치쪽으로 달렸다. 우스꽝스러운 광경이라고 생각한 일부 관중들도 심각성을 깨닫고는 대피했다.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이 팬은 심판을 해치려고 했다. 심판이 경기장 밖으로 대피한 사실을 알고는 로버스 벤치로 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팬은 1-0으로 리드하던 볼 컨트롤러스가 1-2로 역전당하자 분을 삭이지 못하고 개인차량을 끌고 온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심판이 불리한 판정을 내려 점수가 뒤집혔다고 믿은 모양.
남아공 축구선수 연합(SAFPU) 사무총장 엔란라 샤발랄라는 즉각 공식 성명을 내고 "우리 SAFPU는 야만적인 행동에 큰 충격을 받았다. 축구경기에서 일어나선 안 될 일이다. 최대한 빨리 남아공 축구협회와 만나 이번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ABC 맛시피 리그' 북동부 권역(SAFF) 데이비드 몰로안타오 회장은 "홈팀(루카 볼)은 SAFF의 유니폼 규정을 어겼을 뿐 아니라 양팀 선수단과 관계자, 심판진의 안전을 책임지지도 못했다"며 홈팀에도 무거운 처벌을 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남아공 매체들은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