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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자회사 녹취 등 불법 지시 논란…KT서비스노조 "유료수리 할당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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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자회사인 KTseevice(KT서비스)가 직원을 상대로 벌여온 불법행위 지시 등을 멈추고 본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KT서비스 노조 측이 촉구 하고 나섰다. KT서비스는 KT의 통신 상품에 대한 대고객 서비스를 수행하는 회사다. 유무선 통신 서비스의 고장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KT서비스 직원의 주업무다. 고객 관련 대면 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고객만족도에 직접적 영향이 크다. KT도 이 같은 점에 주목, KT콜센터를 통해 KT서비스의 수리 기사 방문 이후 해당 가구의 서비스 만족도를 평가한다. KT서비스 노조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기업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25일 KT서비스 노동조합은 KT서비스가 시행중인 케어콜과 유료화지표 지시 과정에서 녹취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KT서비스 노조에 따르면 케어콜은 현장 직원이 당일 방문한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향후 KT콜센터의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줄 것을 요청하는 일종의 부탁전화다. 고객만족도 조사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KT서비스 일부 지점과 지사 등에서는 현장 직원의 케어콜 여부를 단체채팅방을 통해 보고받고 있다.

그런데 노조 측 주장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고객 전화번호가 담긴 문자 메시지 공유, 대화 녹취 등이 강요되고 있다. 지점 관리자들이 케어콜 확인 차원에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스포츠조선이 입수, 확인한 KT서비스 지사의 단체채팅방 대화내용 중에는 지점 관리자들이 대화 녹취 등 근거를 제출하지 않은 직원을 상대로 보고를 재촉하는 경우도 있었다. 근거 제출이 힘든 경우 이유를 해명해야 했다. 특히 고객만족도 점수가 전주 대비 하락했다며 방문고객 상대로 케어콜 녹취를 전부 올려달라고 압박했다. 케어콜 녹취의 경우 고객의 동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가능성이 크다. 문자메시지, 녹취 보고 과정에서는 고객의 전화번호 등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는 탓이다.

KT서비스 일부 지점 관리자들이 케어콜 여부를 확인하는 이유는 회사차원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게 KT서비스 노조의 주장이다.

KT서비스 노조의 한 관계자는 "KT서비스 업무는 KT로부터 도급을 받는 형태로 이뤄진다"며 "KT는 KT서비스의 고객만족도를 근거로 도급비를 차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을 위한다던 케어콜 서비스는 사실상 KT서비스의 이익을 위한 평가를 위한 일이란 얘기다.

그는 "KT서비스의 수리를 받은 고객은 KT콜센터로부터 고객만족도 평가 전화를 받는다"며 "고객입장에선 KT콜센터와 KT서비스 방문기사의 케어콜 전화가 비슷해 잦은 전화에 따른 짜증을 내는 경우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고객만족도를 위한 케어콜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KT서비스의 평가 조작 움직임에 가깝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KT콜센터를 통한 고객만족도 조사결과도 큰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선 KT서비스 직원들의 서비스 경쟁력 확대가 중요하다. 케어콜 및 상품판매 등의 잡무에 시달리기 보다는 고객응대 관리 교육 및 충분한 휴식시간 보장 등이 필요하다. KT서비스 직원의 경우 케어콜 업무를 마치고 나면 저녁 6시를 훌쩍 넘어서는 경우가 많고, 근무시간 초과에 대한 초과근무수당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KT서비스 노조는 고객에게 비상식적으로 출장비를 부과하는 유료화지표의 문제도 지적했다.

유료화지표는 고장접수 시 고객측 사유가 의심될 경우 출장비가 부과될 수 있음을 안내하고 접수건수에 대해 출장비 부과 여부로 만들어진다. KT서비스는 고객의 무분별한 고장접수를 줄이자는 취지로 2018년부터 유료화지표를 도입, 운영중이다. 고장접수가 무료로 활용되는 점을 악용, 통신 외 무리한 수리와 업무와 관련 없는 부탁을 요구하는 이용자가 증가한 데 따른 결정이다.

2018년 이전까지 KT는 통신3사 중 고장접수 출장서비스를 무료로 진행했다. 유료화지표 도입 초기 KT서비스 직원들의 입장은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분별한 고장접수를 줄여 업무 강도를 낮추고 꼭 필요한 고객들의 수리에 전념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유료화지표를 할당하고 있는 점, 인사평가에 반영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KT서비스 노조측의 설명이다. KT서비스 노조 관계자는 "고객 귀책사유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선 현장에 나가봐야 알 수 있다"며 "지점별로 유료화지표를 할당하고 인사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출장비를 부과하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도 눈치껏 출장비를 부과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지점 관리자들이 특정 지사는 할당량을 다 채웠는데 우리는 채우지 못했다는 식으로 출장비 부과를 강제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KT서비스 노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고객을 위한 일이라는 케어콜과 유료화지표는 사실상 회사를 위한 것으로, 회사 이익을 위해 불법을 묵인한 셈이다.

한편 KT 측은 KT서비스 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KT서비스가 회사차원에서 불법을 지시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KT 관계자는 "현재까지 알아본 바로 회사 차원에서 케어콜 보고를 위한 녹취 근거 제출 등의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일부 지점, 지점 관리자의 문제일 수는 있다"며 "설령 그렇다 해도 고객 관련 정보를 블라인드 처리하고 있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과거 소비자동향지표를 만들어 측정을 했지만 과도하게 활용될 문제가 있어 고객 정보에 대한 블라인드 처리를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료화지표에 대해서는 "유료화지표 도입은 과거 무분별한 고객접수로 발생하는 비용절감을 위한 경영상 판단이었다"며 "노조가 주장하는 지점의 인사평가 중 유료화지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점별 줄을 세우거나 개인별 인사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KT측은 강제 할당량 문제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