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방탄소년단이 월드와이드 컴백을 알렸다.
방탄소년단은 24일 오후 2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이하 7)' 발매 기념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애초 이날 행사는 오후 1시 45분 서울 강남 모처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 확산 우려로 유튜브 생중계로 변경했다. 이에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생중계 없이 진행하려던 현장 질의응답 시간을 연장해 중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취재진에게 미리 이메일과 메신저 등으로 관련 질문을 받았다.
이들은 "오랜만에 새 앨범으로 인사드리게 돼 기쁘다. 오랜만에 이런 자리에 오게 되니 떨린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많은 분들이 듣고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방탄소년단은 21일 오후 6시 '7'을 전세계 동시공개했다. '7'은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 이하 페르소나)'에 이은 '영혼의 지도' 연작으로, 일곱 멤버가 한 팀으로 모인 방탄소년단의 7년을 돌아보는 앨범이다. 방탄소년단은 '7'을 통해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나와 그동안 숨겨왔던 내면의 그림자, 외면하고 싶은 나를 모두 받아들이고 온전한 나를 찾은 솔직한 이야기를 전한다.
타이틀곡 '온(ON)'은 그림자의 두려움에 힘들어하면서도 무게중심을 찾고 그동안 받은 상처와 시련에 정면으로 싸워가겠다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대규모 댄스팀과 마칭밴드와 함께한 군무부터 개인 솔로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매력을 찾아볼 수 있는 무대도 준비돼있다.
슈가는 "내 그림자를 정확하게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자체도 큰 용기이고, 그래야 한걸음 나아갈 수 있지 않나 싶다"고 털어놨다.
이밖에 이번 앨범에는 솔로곡과 유닛곡, 단체곡 등 총 20곡이 담겼다. 특히 마지막 트랙에는 팝스타 트로이 시반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제이홉은 "나온 결과물에 대한 후회는 없다. 미국 연습을 통해 한단계 성장했다. 많이 배우고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연작앨범을 진행하다 보니 앨범의 서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페르소나' '섀도우' '에고'의 서사를 유기적으로 담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예를 들어 '블랙스완'은 아티스트로서 겪는 두려움을 고백한 곡이다. 트로이시반이 참여해준 '라우더 댄 밤스'는 내면의 그림자를 표현했다. '위 아 블랫 프루프 더 이터널'은 시련과 어려움을 겪어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지민은 "나는 우리 노래가 너무 좋다. 노래하면서도 행복할 만큼 좋다. 오래 준비했고 너무 좋아하는 노래들이라 자신이 있었다. 많이 즐기고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번 앨범은 선주문량만 400만장을 돌파한데 이어 발매 하루 만에 265만장이 팔려나갔다. 타이틀곡 '온(ON)'은 국내 음원차트는 물론 전세계 국가 지역 91개 아이튠즈 차트 1위를 점령했고, 미국 빌보드와 함께 양대 팝차트로 꼽히는 영국 오피셜 차트 싱글차트에서 8위를 달리고 있다. 이에 미국 빌보드 LA타임즈, 영국 NME 인디팬던트 등 해외 언론의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 각종 영화제를 휩쓴 봉준호 감독 또한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은 내 3000배가 넘는다"고 했을 정도.
슈가는 "감독님 팬이라 영화를 전부 다 봤다. 너무 과찬이다. 부끄럽다. 우리가 그 정도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를 언급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RM은 "우리 음악이 사랑받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을 많이 해주신다. 그 자체로 감사한 일이다. 우리도 진지하게 생각했다. 복합적 요인이다. K-POP 문화 자체가 굉장히 복합적이다. 음악 뮤직비디오 등 여러가지가 합쳐져 나오는 종합상자다. 또 마음 속 본질이 무엇인지가 가장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대성을 가장 잘 나타낸 아티스트가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 우리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범세계적인 세계성을 띌 수 있는 시대가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느끼는 고민이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많은 세대의 사람들이 느끼고 공감하는 것 같다. 그걸 퍼포먼스와 음악 등 여러가지로 풀어냈기 때문에 신선하게 받아들여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아미 분들이 우리를 좋아해주시면서 한국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주신다고 들었다. 한국인으로서 감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와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 '페르소나'로 3연속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을 차지한 바 있다. 또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8위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특히 지난 1월 미국 최대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공연을 펼쳐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슈가는 "'그래미 어워즈'에 2년 연속 참석하게 돼서 너무나 영광이다. 지난해 시상하면서 무대에 올랐는데 다시 무대에 와서 공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1년 만에 공연할 수 있게 돼서 꿈만 같고 기쁘다. 처음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 갔을 때가 많이 생각났다. 한스텝 한스텝 밟아갈 기회가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라고 즐겁고 내년이 더 기대된다. 내년에 또 가보도록 노력하겠다"고 회상했다.
진은 "3관왕 성적도 중요하지만 우리 음악으로 많은 분들이 행복해지는 게 더 중요하다. 팬분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슈가는 "압박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이제는 목표보다는 목적이 중요한 것 같다. 성과보다 성취가 중요한 시기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즐길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며 나아가다 보면 더 좋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웃었다.
방탄소년단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이자, 이 시대와 음악사를 뒤바꾼 아티스트가 됐다. 그럼에도 변함은 없다. 이들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앨범과 노래, 그리고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다.
지민은 "아무래도 우리의 유산은 노래와 앨범인 것 같다. 그랬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우리 노래와 앨범은 평소 하고 싶었던 얘기들을 담은 것이다. 팬분들이 이해하고 들어주고 공감해주시고 우리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알아주시는 게 너무나 감사했다. 수십년 전부터 활동해오던 아티스트분들의 노래가 지금도 많은 분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는 것처럼 우리의 노래와 앨범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정국은 "2020년 우리의 관심은 아미다.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다 아미의 힘 덕분이었다. 매번 감사하다. 4월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라이브를 하루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 기대가 많이 된다. 무사히 행복하게 콘서트를 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실력과 인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그 누구도 쓰지 못한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방탄소년단이다. 하지만 이들도 군대라는 큰 장벽을 맞게 됐다. 맏형 진이 올해 군입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진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병역은 당연한 의무이고 나라의 부름이 있다면 언제든 응할 예정이다. 결정되더라도 정말 좋은 모습 보여 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방탄소년단은 국내외를 오가며 '7' 활동을 전개한다. 이들은 4월 11일~12일, 18일~19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월드투어 'BTS 맵 오브 더 솔'의 포문을 열고 미국 캐나다 일본 영국 독일 스페인 등 17개 도시에서 37회에 걸쳐 1차 투어를 진행한다.
제이홉은 "'7'은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앨범이다. 팬분들도 많은 감정들을 느끼셨으면 좋겠고 의미있는 앨범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뷔는 "투어가 정말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 건강하게 활동하면서 다치지 말고 행복하게 무사히 잘 끝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은 방탄소년단 7년의 기록을 담은 앨범이다. 흙수저에서 글로벌 월드스타가 되기까지. 쉽지 않았던 그 7년을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정국은 "연습생 때부터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이 멋있었다"고, 슈가는 "가장 빛나는 순간은 지금이다. 계단식으로 성장해서 다행이다"라고, 뷔는 "7년 간 많은 나라에서 투어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 황홀했다. 이제 이겨내서 하는 말이지만 축제같은 공연이 끝나고 차에 타는 순간의 공허함이 컸다"고 털어놨다.
제이홉은 "7년을 함께 하다보니 방탄소년단의 스타일이 생긴 것 같다. 그게 가장 큰 성장이다. 이제는 멤버 각자가 방탄소년단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인식하고 있다. 우리도 앞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기대가 된다. 7년 간 일곱명이 함께 생활한 것이 가장 행복했다. 많은 이야기를 하며 다투고 해결해오는 과정이 좋기도 했지만 고통스럽기도 했다"며 웃었다.
지민은 "7년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앞으로 인생에서 이 일곱명을 빼놓고는 얘기가 안 될 정도로 소중하다. 그래서 우리끼리 더 열심히 하며 좋은 모습 보여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곱명, 그리고 아미와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M은 "'블랙스완'을 많이 울면서 썼다. 예전 생각도 났다. 여전히 약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인정하는 것에 대해 싸워가고 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실수도 하고 아무것도 모를 때도 있었고 이건 잘했다 싶을때도 있었다. 나 외에 6명의 모습을 하나씩 떠올리면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 사람들과 여기에서 이런 음악을 하고 이런 춤을 출 수 있다는 게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 큰 행운이 온 것에 대해 감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이 앨범을 작업했다. 앞으로의 7년은 그럴 것 같다. 이제는 익숙하고 가끔 질릴 때도 있지만 7명이 같이 보며 같이 건강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같이 활동하고 싶다"고 전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