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조병규(23)는 '스토브리그'를 통해 한층 더 성장했다.
조병규는 KBS2 '후아유 학교 2015'(2015)로 데뷔한 후 '뷰티풀마인드'(2016), '7일의 왕비'(2017), JTBC '청춘시대2'(2017), KBS2 '란제리 소녀시대'(2017) 등에서도 얼굴을 알리며 활약했다. 그의 활약이 두드러진 두 작품은 공교롭게도 높은 시청률 성적을 거두며 사랑을 받았다. JTBC 'SKY캐슬'의 차기준으로도 한 차례 주목을 받았고, SBS '스토브리그'(이신화 극본, 정동윤 연출)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시청자들에게 '믿보배'가 됐다.
조병규는 '스토브리그'에서 전통있는 가구업체 회장의 손자로 '네가 운이 좋다는 것을 알고 남에게 베풀며 살아라'는 부모님의 가르침을 듣고 자라 건방지지는 못한 인물. 낙하산을 타고 프로야구단에 들어왔지만, 열정적인 에너지를 쏟게 된다. 또 특채로 입사하게 된 선배 세영을 향한 존경심과 호감을 갖게 되는 인물을 연기했다.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 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돌직구 오피스 드라마'로, 선수의 이야기가 아닌, 프로야구 프런트라는 새로운 소재를 내세워 신선함을 안겼다. 특히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동시간대 금토드라마 1위를 수성했고, 2049 시청률 1위도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첫 방송 시청률 5.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서 최종회 시청률 19.1%에 이르기까지 4배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여줘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조병규는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토브리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병규는 "작년 한해 마지막과 올해의 시작을 좋은 작품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저도 한 층 성장할 수 있었다"며 "제가 팀에서 나이로 가장 막내라 형님들 연기하는 거 보면서 배울 점이 많았고 처세하는 방법이 미숙한 거 같은데 선배님들 보면서 많은 기운도 얻으면서 성장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60편에 달하는 작품에 출연하며 단역부터 필모그래피를 착실히 쌓아왔다는 조병규는 "현장에서 제 생각을 말할 때 조심스러운게 많은데 그걸 원활하게 하면서 '필요한 측면이구나'하는 점에서 배운 거 같다"고 말했다.
'SKY캐슬'에 이어 '스토브리그'까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한 그는 '대본 보는 눈이 있다'는 말을 꾸준히 듣는 배우. 조병규는 이번 작품 역시 "대본을 받자마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대본이 사람들에게 뛰어나게 이목을 끌 수 있겠다기 보다는 시청률은 안돼도 '웰메이드'라는 얘기를 들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대본을 보고 나서 이거는 분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열광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대중분들이 좋아해줘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첫 방송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려가 남았었다는 그였지만, 남궁민의 클로즈업 신은 모든 이들의 불안을 한방에 날려줬다. 조병규는 "남궁민 형의 클로즈업과 PPT 신을 보고 '형에게 숟가락을 좀 얹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야 뭐 별로 한 게 없는데 민이 형이 잘 이끌어줘서 좋은 방향으로 간 거 같다. 너무 배울 점도 많았고 완벽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형이 하는대로 이끌리듯이 갔는데 그런 점에서 연기하면서 걱정도 없었고 제 어려움을 형이 짊어져주니까 부담이 없이 연기를 했던 거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신화 작가의 대본도 한몫을 했다.이신화 작가는 마지막회 대본을 통해 "조병규 배우님, 우리 드라마에서 제가 고집해야 했던 이야기들을 구현하려다 보면 생기는 큰 고민들은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재희가 씩씩하게 해내고 있었습니다. 스포츠 오피스 드라마는 그렇게 구현되어 가고 있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조병규는 "자칫 잘못해서 내 욕심 때문에 드라마를 망치는 것이 아닐까 걱정도 많았는데, 작가님이 위로를 던져주셔서 그 부분에서 힘이 됐다. 경외감이 느껴질 정도였다"고 밝혔다.
때문에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급상승 중이다. 조병규는 "시즌2가 된다면 운영팀 팀장으로 시작하고 싶다. 막내는 너무 힘들더라. 공사장 가서 누구 스카우트 해와야 하고 그러다 보니 힘들었다. 야구선수들이 약간 무서울 때가 있는데 운영팀장을 해보고 싶고 '선은 네가 넘었어'도 해보고 싶다"며 "이세영 팀장님은 단장님이거나 더 높은 자리에 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재희 운영팀장과 이세영 단장이 백승수 단장님을 다시 모셔오는 것도 좋을 거 같다. 배우들도 다들 너무 하고 싶다고 난리다. 우리가 한국시리즈는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고 하고, 길창주 선수는 '군대 다녀와서 한국시리즈 다시 가는 거 보여주고 싶다'고 하고, '시즌2 시작은 나 제대하는 걸로 하고 싶다'고 하더라. 과몰입들을 너무 하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병규는 "'스토브리그'로 다음 작품을 할 수 있는 보험을 얻었다. 너무 어렵지 않게 다음 작품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의 안심을 얻었다. 크게 취하고 싶지는 않았고, '스토브리그'에서도 '이럴 정도인가' 싶어서 활약이 그정도는 아닌 거 같아서 다음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생명선을 준 거 같다"며 "저는 제가 뛰어난 배우라고는 생각을 안했다. 처음 시작할 때도 그랬고, 제가 조연, 주조연으로 시작한 것도 아니고 보조출연, 단역으로 시작하다 보니까 역할 하나 하나에 대한 겸손과 감사는 항상 있다. 나중이 돼서도 바뀌지 않으려고 채찍질을 하는데, 그 마음이 크다 보니까 한 작품 하나 하나에 대한 감사와 겸손한 마음은 그런 거에 대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SKY캐슬' 촬영 당시 인스타그램 라이브 등을 통해 소탈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였지만, 당시 했던 말과 행동들이 오해를 불러오기도 했던 터. 조병규는 "요즘엔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자제하고 있다. 누구나 살아가며 실수하지 않나. 제가 한 실수로 제가 배우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있으면 개탄스러울 거 같아서 자중하고 있다"며 "제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너무 먼데, 작품하고 일하면서 배우로서도 참 성장을 많이 하는데 인간적으로도 성숙해나가는 거 같다. 제 연기, 현장에서의 태도밖에 못 봤다면, 이제는 스태프들과 한 장면을 만들어가는 법을 배웠다. 작품을 하는 과정, 안 할 때에도 연기하는 사람이다 보니 계속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살다 보니 성숙해지고 배워나가고 그런 측면이 있다"며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조병규는 '스토브리그'를 마친 후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