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캠프는 평화롭다. 관건은 각 구단들이 캠프를 마친 이후가 될 전망이다.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프로스포츠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로는 해외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가장 근접하다고 여겨지는 장소는 일본 오키나와다. 지난 14일 오키나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올해는 KBO리그 구단들이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일본 캠프를 최대한 축소했고, 현재 오키나와에서 캠프 전체 일정을 소화하는 구단은 삼성 라이온즈 뿐이다. 삼성은 출국 전부터 개인 위생을 철저히하게끔 선수단에 주의를 시켰고, 확진자가 나온 이후에는 외출을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 본토와 가장 가까운 대만에서 캠프를 치르고있는 키움 히어로즈 역시 삼성과 마찬가지로 출국 당시부터 단단히 채비를 했다. 대만의 코로나19 증가 추이가 다행히 더딘 편이지만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는 않고 있다.
그 외 구단들의 캠프가 차려진 장소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위협감이 크지 않다. 현재 대다수의 팀들이 미국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호주 동남부 지역에서 캠프를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미국과 호주도 확진자가 20~30명 가량 발생했지만 아직까지 사망자가 없고 일반 시민들 사이의 긴장감이 미미하다.
실제로 호주에서 1차 캠프를 치른 LG 트윈스나 두산 베어스는 코로나19에 대한 의식을 하지 않고 훈련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LG의 캠프 장소인 시드니, 두산의 캠프 장소인 멜버른 인근 질롱과 롯데 자이언츠가 1,2차 캠프 전체를 머무는 남부 애들레이드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조차 찾아볼 수가 없었다. 텔레비전 뉴스에서도 동북아시아 지역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보도가 잠깐씩 언급될 뿐, 심각하게 다루지는 않는 분위기다. '무풍지대'나 다름 없었다. 미국도 비슷하다.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훈련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도 문제가 없다.
관건은 귀국 이후다. 10개 구단 전체가 3월초면 캠프가 끝나고 귀국한다. 3월 14일부터 시범경기 일정이 예정돼있고, 28일부터 개막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라면 시범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자프로농구(WKBL)와 프로배구(KOVO)가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고, 프로축구 K-리그도 시즌 개막 일정을 연기하는 등 긴급 조치에 들어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역시 추이를 지켜보며 대책을 강구 중이다. 구단들의 시즌 준비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예정된 경기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면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도 어려워진다. 자칫 잘못하면 무관중 경기 혹은 개막 지연 등으로 1년 일정이 꼬일 수 있다. 그렇다고 모르쇠 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 국민 건강이 달린 중요한 문제다.
캠프가 끝날 무렵이면 잠잠해질 줄 알았던 바이러스 문제가 오히려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구단들도, 선수들도 이전보다 더 긴장된 상태로 상황을 예의주시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