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사인 훔치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태도가 데뷔 18년차 베테랑의 분노를 자극했다.
커리어 통산 2355안타에 빛나는 닉 마카키스(37·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19일(한국시간) 애틀랜타 지역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휴스턴에)매우 화가 난다. 모든 휴스턴 선수들은 한방씩 맞을 필요(needs a beating)가 있다. 다른 선수들의 커리어를 망쳤다"고 비판했다.
마카키스는 "야구에는 지름길이 없다. 난 야구를 잘하기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 올바른 방법으로 공정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휴스턴 선수들은 야구를 훼손시켰다. 빌어먹을(bull-shit)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한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과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의 조치는 잘못됐다"고 불쾌감을 토해냈다.
휴스턴은 2017년 외야 카메라를 통해 상대 사인을 훔쳐낸 뒤 이를 휴지통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타석의 타자에게 전달, 팀 타격 성적을 끌어올렸다. 이해 호세 알투베는 2017 아메리칸리그 MVP를 받았고, 휴스턴은 LA 다저스를 꺾고 월드 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폭로된 뒤 휴스턴에게 주어진 징계는 단장과 감독에 대한 1년 자격정지, 500만 달러 벌금,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 몰수 뿐이다. 이밖에 당시 휴스턴에서 선수로 뛰었던 알렉스 코라와 카를로스 벨트란이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메츠 감독 자리에서 사임한 게 전부였다.
저스틴 벌렌더처럼 뒤늦게 후회하며 사죄의 뜻을 밝힌 선수들도 있지만, 카를로스 코레아, 조쉬 레딕 등 상당수의 휴스턴 선수들은 '내부고발자' 마이크 파이어스를 공개 비난하는가 하면, "비난은 언젠가 줄어든다. 우리의 승리는 당신들의 입을 다물게 할 것"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마카키스는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7번으로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지명됐고, 2006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 14시즌 통산 2117경기에 출전, 2355안타 188홈런 1031타점 등 상당한 누적기록을 쌓은 베테랑이다. 골드글러브 3회, 실버슬러거와 올스타에 각각 1번씩 선정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