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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캠프인터뷰]'안타왕' 페르난데스가 '넉살왕'이 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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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롱(호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쭈뼛쭈뼛, '샤이'하던 호세는 이제 사라졌다. 말도 많아지고 넉살도 생기고, 훨씬 더 밝은 '버전 2.0' 업그레이드 완료다.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1년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때 처음 팀에 합류했다. 당시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다. 다소 낯을 가리는 편인 페르난데스는 '피카츄'라고 부르는 최주환과 가장 빨리 친해졌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친해지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1년 후인 호주 질롱캠프에서 만난 페르난데스는 딴판이었다. 예전보다 훨씬 더 밝아지고 장난끼가 넘친다. 김태형 감독과 코치들은 "호세가 말이 엄청 많아졌다"고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반가운 일이다. 이제는 팀에 완벽히 동화된 상태다. 또 올 시즌에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라울 알칸타라가 팀 동료로 합류하면서 페르난데스가 더욱 더 활발해졌다. 알칸타라가 근처에 지나가기만 해도 "칸타라! 칸타라!"를 외치고 장난치느라 정신이 없다. 동생 알칸타라를 한껏 놀리고는 재밌어 죽겠다는듯 깔깔깔 배꼽을 잡고 폭소하기도 한다. 한국어도 많이 늘었다. 페르난데스가 가장 많이 쓰는 한국말은 "알면서"다. 상황에 맞지 않을 때도 "알면서"를 외치고는 활짝 웃는다. 한국 생활에도 대단히 만족하고, 두산 선수들과도 매우 잘지내고 있다.

지난해 무려 197개의 안타를 치며 최다안타 부문 1위, 타율 부문 2위(0.344)를 기록한 페르난데스는 부상 없이 144경기를 모두 뛰며 기대치를 200% 채웠다.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도 페르난데스의 차지였다. 질롱 캠프에서 만난 페르난데스는 "골든글러브 수상 소식을 듣고 너무나 기뻤다"면서 "작년에는 사실 누가 누구인지도 잘 몰라서 처음에 어색했었다. 하지만 이제 코칭스태프, 감독님과도 잘알고 선수들과 친해지다보니 더 재미있게 캠프를 치르고 있다. 시즌 준비도 차질없이 잘 되고 있다"며 웃었다.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다. 페르난데스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KBO리그가 강한 리그라고 생각했다. 뛰어보니 확실히 그 생각이 맞는 것 같다"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야구 선수들의 태도다. 선후배 관계도 뚜렷하고 서로를 존중한다. 나이 많은 선배들을 존경하는 게 멋있는 것 같다. 두산팬들의 뜨거운 응원도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완벽한 '한국패치'가 끝났기 때문에 기대치도 함께 올라갔다. 지난 시즌 페르난데스는 두산 공격의 선봉에 서있었다. 환경적 적응까지 완벽하게 마친 올 시즌에도 작년의 활약을 이어가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그의 두번째 시즌이 기대가 된다.

질롱(호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