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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우리 1위 전쟁, 결국 마지막 쏜튼 변수가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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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김정은 변수 지우지 못한 아산 우리은행. 집중력 잃지 않았던 청주 KB스타즈.

여자프로농구 최고 빅매치. 우리은행과 KB스타즈의 1위 전쟁. 그 다섯 번째 경기가 20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이 경기를 앞두고 우리은행이 16승5패로 16승6패의 KB스타즈에 반경기 앞서 있었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우리은행이 이겼는데, 4차전은 KB스타즈가 반격을 했었다.

변수가 매우 많은 경기였다. 가장 큰 변수는 우리은행 김정은이었다. 김정은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해 국가대표팀에서도 경기를 뛰지 못했다. 귀국하자마자 일본에 가 치료를 받고 19일 돌아왔다. 이 경기에는 뛸 수 없었다.

김정은이 공-수 능력을 겸비한 베테랑 포워드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KB스타즈 외국인 선수 카일라 쏜튼 킬러라는 게 더 핵심이었다. 우리은행이 KB스타즈전 3연승을 거둔 과정을 보면 쏜튼이 맥을 못췄기에 패했다. 김정은이 쏜튼을 잘 막았다. 운동 능력에서는 차이가 나겠지만, 김정은이 요령껏 쏜튼 수비를 잘했다. 여기에 공격에서도 역할을 해주니 우리은행 경기가 쉽게 풀릴 수밖에 없었다.

KB스타즈 안덕수 감독은 "김정은 출전 여부와 상관 없이 우리 농구를 해야한다"고 하면서도 "쏜튼이 살아나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일단 김소니아에게 수비를 맡겼다. 쏜튼과 박지수를 막으려 골밑에만 신경쓰면, KB스타즈는 외곽에 있는 선수들이 3점슛을 다 넣을 수 있어 수비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1쿼터 KB스타즈가 앞서나갔다. 우리은행이 골밑 수비에 집중하는 사이 강아정이 혼자 3점슛 3방을 터뜨렸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2쿼터 12점을 뒤지다 휴식을 취하던 박지수가 나오니 오히려 추격을 하기 시작했다. 김소니아, 박지현이 빠른 발을 이용해 박지수쪽 돌파를 연거푸 성공시켰다.

2쿼터, 3쿼터는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접전으로 흘렀다. 우리은행이 쏜튼 수비를 잘했다. 가드 박혜진이 쏜튼의 레이업슛을 두 개나 블록슛 해내는 게 인상적이었다. 김소니아가 이를 악물고 쏜튼을 따라다녔다.

하지만 승부처인 4쿼터, 예상됐던 변수가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자 3쿼터까지 6득점으로 잠잠하던 쏜튼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4쿼터에만 11득점. 여기에 우리은행 외국인 선수 르샨다 그레이의 파울 트러블도 문제였다. 박지수의 결정적인 골밑슛이 연속으로 터지며 점수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레이는 3쿼터 시작하자마자 스크린 파울을 연속 두 개 지적받았는데, 이 경기 치명타로 작용했다.

결국 KB스타즈가 79대69로 승리하고 다시 반 경기차 선두가 됐다. 1쿼터 강아정(14득점)이 기선 제압을 해줬고, 쏜튼과 박지수가 부진할 때 염윤아(15득점)가 외곽에서 흔들어주지 못했다면 KB스타즈는 경기를 내줄 뻔 했다. 그리고 쏜튼(17득점)과 박지수(15득점)가 4쿼터 이름값을 해냈다.

우리은행은 박혜진(17득점) 박지현(15득점) 김소니아(14득점)가 분전했지만 그레이가 4득점에 그친 것과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이 더해지지 않은 부분이 아쉬웠다. 김정은이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청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