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일본 킬러'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빈자리 메우기는 2020 도쿄올림픽의 화두 중 하나다. 그만큼 젊은 왼손 투수들의 의욕도 충만하다.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은 일본에 연패를 당했다. 이정후, 강백호 등 젊은 타자들이 가능성을 보였지만, 투수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일본은 등판하는 투수마다 강력한 구위를 뽐냈다. 그래도 국제대회에서 당차게 공을 뿌린 이영하의 발견, 그리고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불펜진 구축은 큰 수확 중 하나였다.
다만, 여전히 양현종(KIA 타이거즈), 김광현의 뒤를 이을 확실한 에이스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도쿄올림픽 출전이 어려워졌다. 국가대표 에이스 양현종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하지만 유망주들에게 또 다른 기회다. 지난해 부상으로 프리미어12에 출전하지 못했던 구창모(NC 다이노스)와 일본전에 선발 등판했던 이승호(키움 히어로즈)가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구창모는 팀과 리그에서 모두 주목하는 좌투수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멤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 시즌에는 10승7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부상으로 107이닝을 소화하며, 규정 이닝은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NC 좌완 투수 중 첫 10승 고지를 밟았다. 슬라이더와 포크볼 비중을 늘리면서 성장했다.
구창모는 당당히 프리미어12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시즌 막판 허리 부상으로 낙마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누구보다 아쉬움이 컸다. 구창모는 "기회를 못 잡은 게 아쉬웠다. 올해 올림픽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 싶다"면서 "좌완 투수가 빠져서 어떻게 보면 나에게 또 다른 기회가 생각한다. 이번에 기회가 오면 정말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구창모를 대신한 투수가 이승호였다. 이승호는 지난 시즌 처음 풀타임 선발로 뛰었다. 23경기에 등판해 8승5패, 평균자책점 4.48을 마크했다. 122⅔이닝을 투구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강팀을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이 끝나고 구창모의 대체 선수로 뽑혔다. 프리미어12 결승 진출을 확정 지은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은 일본전 선발 투수로 이승호를 깜짝 등판시켰다. 결과는 2이닝 6실점. 이승호에게 아픈 기억이 됐다. 그래도 이승호는 "내가 잘했어야 했다. 그래도 분면 내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긴장해서 내 공을 못던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올해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를 악 물었다. 이승호는 "올림픽 출전 욕심은 있다"고 했다. 한 단계 성장을 위해 구속 끌어 올리기에 집중한다. 그는 "비시즌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서 기존에 입던 옷이 안 맞을 정도다. 올해는 140㎞ 중반대로 직구 구속을 향상시키고 싶다"고 했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