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시간 19일부터 시작되는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토너먼트에선 선수 못지않게 감독들의 맞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장 19일 새벽 5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리버풀과의 2019~2020시즌 UCL 16강 첫 경기부터 뜨겁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소위 '열정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둘은 기술지역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는 감독들로 유명하다. 세리머니를 펼치다 안경이 부러지는가 하면(클롭), 다소 외설적인 세리머니(시메오네)도 서슴지 않는다. 지난해 6월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생애 첫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거머쥐었던 클롭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감정 표출 측면에서 시메오네가 12단계라면 나는 4단계다. 그에 비하면 나는 유치원생"이라고 일단 한발 물러섰다.
20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선 '원조'와 원조를 넘보는 신예의 지략대결이 펼쳐진다. 토트넘의 감독은 유럽에서 거의 모든 트로피를 들어본 명장 조제 무리뉴(57)이고, 이에 도전하는 사령탑은 25살 어린 율리안 나겔스만(32) 라이프치히 감독이다. 나겔스만 감독은 지난달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호펜하임에서 수석코치를 맡았던 시절, 사람들은 나를 베이비 무리뉴라고 불렀다. 골키퍼 팀 비제는 종종 일요일에도 훈련을 하곤 했는데, 느닷없이 나를 보더니 '베이비 무리뉴'라고 하더라. 이유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리뉴 감독과 나의 철학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나겔스만의 라이프치히는 화끈한 공격축구를 펼치는 팀으로 알려졌다. '안티풋볼'과 '황소축구'의 맞대결로 요약할 수 있다. 두 감독은 각각 손흥민과 티모 베르너를 선봉에 내세운다.
다음주엔 최정상급 명장들이 충돌한다. 27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위에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과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 동시에 선다. 지단 감독은 현역시절부터 레알을 상징하던 인물이고,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에서 선수와 감독을 지냈다. '엘 클라시코'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이유다. 두 빛나는 감독은 최근 유럽 무대에선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단 감독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레알의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끌었다. 전술적 역량이 뛰어난 감독으로 분류되진 않지만, 레알에 위닝 멘털리티를 입혔다. 반대로 과르디올라 감독은 전술 천재로 불린다. 하지만 이런 혁명적인 전술이 빅이어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2011년 우승이 마지막이다. 지난시즌엔 '손흥민 매직'에 휘말려 8강에서 탈락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근 "레알을 이기지 못하면 회장이 나를 불러 '당신을 경질할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고 압박감을 토로했다. 경기에 온전히 집중해야 할 시점에 FFP 위반에 따른 챔피언스리그 2시즌 참가불가 징계건이 터졌다. 하늘은 정녕 펩에게 챔피언스리그를 허락하지 않으려는 걸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