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프로농구 전주 KCC가 라건아 '부상아웃'에 세 번 울고 있다.
'라건아 특별규정'의 맹점 때문에,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대체 용병을 구하는데 큰 난관에 봉착했다.
사실 국내 프로농구에서 시즌 중 외국인 선수 부상은 연례행사처럼 발생하고 있다. 그저 '운이 없다'고 여기고 다른 선수를 찾는 등 담담하게 대처하는 분위기다. 올시즌에도 부상, 기량미달 등으로 인해 외국인 선수 교체를 하지 않은 팀은 거의 없을 정도다.
하지만 라건아의 경우는 다르다. 라건아는 최근 무릎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됐다. 팀내에서 라건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KCC가 상위권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게 중론이다.
KCC는 A매치 휴식기를 이용해 서둘러 대체선수를 찾아나섰지만 라건아 특별규정에 발목을 잡혔다. 샐러리캡 특별규정은 라건아가 귀화한 뒤 국내선수도 외국인 선수도 아닌 '특수신분'이 되면서 생겼다.
KBL 규정에 따르면, 다만 라건아를 보유할 경우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은 총 70만달러에서 42만달러(1명 최대 35만달러)로 낮아진다. 몸값이 높은 만큼 급도 높은 선수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라건아 보유로 인한 전력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 때문에 지난 트레이드에서 라건아를 영입한 KCC는 찰스 로드를 연봉 35만달러에 보유하고 있다.
라건아는 외국인 출전 규정에선 '용병'에 포함되기 때문에 백업자원 용병으로 2명을 보유할 이유가 없었기에 1명 한도를 꽉 채워 로드를 영입한 것이다.
한데 이 규정은 라건아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상황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건아와 계약해지를 하지 않는 이상 특별규정을 따라야 한다. 라건아가 정상 출전할 경우 전력 비대화를 막기 위해 만든 규정이 부상공시가 된 상황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맹점이 생긴 것이다.
이로 인해 KCC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2가지뿐이다. '1안'은 2명 합산 한도가 42만달러인 만큼 나머지 연봉 7만달러 짜리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월봉으로 환산하면 1만달러도 안되는 선수를 찾아야 하는 것인데, 프로에서 '그 돈'받고 임시용으로 오겠다는 선수가 없다는 게 문제다. 온다 하더라도 '싼 게 비지떡'이 될 위험이 크다.
'2안'은 눈물을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로드마저 퇴출시키고 총 42만달러에 2명의 외국인 선수 조합을 새로 꾸리는 것이다. 로드는 KCC 입단 전까지만 해도 평균 20∼30분을 뛰었지만 부상이 잇달았던 데다, 라건아 교체용이 되면서 경기 감각도 떨어져 고전하는 중이다.
현재 KCC 입장에서는 '2안'이 그나마 유력하지만 이제와서 외국인 선수 2명을 새로 데려와 손발을 맞춰야 하는 모험을 감수해야 한다.
KCC의 눈물을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코로나19'의 여파도 만만치 않다. 최근 중국리그가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되면서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중국을 탈출한 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관심가는 선수와 접촉하면 '한국과 중국이 인접해 있는데 그게 그거 아니냐'며 한국행을 꺼리는 답변을 듣기 일쑤라는 게 KCC의 설명이다.
KCC 관계자는 "이런 일을 겪을 줄이야…. 지지리도 운이 없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면서 "휴식기가 길어서 빨리 대체선수를 데려오면 1주일이라도 맞춰볼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울상을 지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