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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해도 포기않는 손흥민, 무리뉴의 눈에선 꿀이 뚝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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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넣은 골 말이요, 놓친 골 말이요?(You speaking about the goals he scored or the goals he missed?)"

17일(한국시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애스턴빌라전(3대2승) 직후 '멀티골의 주인공'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의 구단 공식 인터뷰 현장에 난입(?)한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이 환한 미소와 함께 농담을 던졌다. 무리뉴 감독은 이날 시즌 15-16호골과 함께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50골 고지를 넘어선 손흥민 인터뷰 현장에 쓱 끼어들었다. 골 관련 질문에 "넣은 골 아니면 놓친 골?"이라는 농담을 던진 후 장난기 가득한 미소와 함께 주먹으로 손흥민의 볼을 톡 치더니 유유히 사라졌다. 눈에선 예뻐죽겠다는 듯 '꿀'이 뚝뚝 떨어졌다.

짜릿한 2골로 승리를 이끌고, 최근 5경기에서 6골을 몰아친 '팀플레이어' 손흥민을 향한 애정이 듬뿍 담긴 제스처이자, 아찔한 페널티킥 실축 후 세컨드볼을 밀어넣고, 유효슈팅 6개 중 4개가 불발된 '결정력' 실수를 에둘러 지적한, 무리뉴다운 '뼈 있는' 농담이다. 손흥민도 특유의 유쾌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날 애스턴빌라 원정에서 손흥민의 토트넘은 고전했다. 수비수 토비 알더베이럴트가 전반 4분 뼈아픈 자책골을 넣고, 전반 27분 짜릿한 발리 동점골로 해결하며 1-1로 팽팽하던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베르흐베인이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골키퍼 레이나에게 방향을 읽혔다. 그러나 손흥민은 실축 직후 빛의 속도로 쇄도해 세컨드볼을 밀어넣으며 기어이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8분만에 세트피스에서 엥겔스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2-2가 됐다. 손흥민의 분투는 이어졌다. 후반 16분 손흥민이 찬스를 잡았다. 수비수를 제친 뒤 그대로 슈팅했지만 '애스턴빌라 수호신' 레이나에게 막혔다. 후반 25분, 후반 39분 작심하고 찬 슈팅이 연거푸 막혔다. 이날 토트넘이 쏘아올린 10개의 유효슈팅 중 6개는 손흥민의 것이었다. 무리뉴 감독의 조크처럼 '넣은 골'만큼 '놓친 골'이 많았다. 마지막 판단, 피니시가 아쉬웠다. 수많은 시도, 결정적 찬스들이 줄줄이 무산됐지만 도전은 계속됐다.

포기를 모르는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까지 사력을 다했다. 손흥민이 엥겔스의 볼을 탈취해 골망을 흔든 시각은 정확히 93분34초, 모든 체력을 쏟아부은 추가시간, 믿기 힘든 폭풍 스프린트였다. 결국 자신의 발끝으로 극장골 승리의 역사를 썼다. 뚫릴 것같지 않던 레이나의 철벽을 기어이 뚫어냈다. 휘슬 직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스피드와 체력만큼 강한 승부욕, 위닝 멘탈리티를 가진 손흥민이라서 가능했던 일이다.

손흥민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마지막까지 찬스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운 좋게 내게 그 골이 왔다"는 소감을 전했다. 전반 페널티킥 상황에 대해서도 "리바운드해서 골을 넣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있었다"고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손흥민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이날 멀티골은 손흥민의 커리어 첫 5경기 연속골이자 리그 8-9호골, 시즌 15-16호골, 아시아 선수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50-51호골이었다. 토트넘 역사상 6번째로 50골 고지를 넘어섰다. 골잡이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동안 팀을 위한 투혼으로 세운 기록이라 더욱 의미 있다. '킹 오브 더 매치(KING OF THE MATCH)'는 당연했다. 손흥민의 맹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승점 40, 리그 5위에 올라섰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날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과 아카데미 작품상에 빛나는 한국영화 '기생충'을 한데 묶어 극찬했다. '이달 오스카에서 역사를 만든 데 이어 손흥민도 또 다른 역사를 썼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50호 골을 달성했다. 대한민국, 축하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