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신인 배우 채종협(26)이 '스토브리그'에 임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올해 최고의 히트작품이라고 손꼽히는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이신화 극본, 정동윤 연출)는 채종협의 TV 드라마 첫 데뷔작이다.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 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돌직구 오피스 드라마'로, 선수의 이야기가 아닌, 프로야구 프런트라는 새로운 소재를 내세워 신선함을 안겼다. 특히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동시간대 금토드라마 1위를 수성했고, 2049 시청률 1위도 이어갔다. 뿐만 아니라 첫 방송 시청률 5.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서 최종회 시청률 19.1%에 이르기까지 4배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여줘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채종협은 극중 드림즈의 투수 유망주이자 야구 바보인 유민호 역을 맡아 사랑을 받았다. 유민호는 불우한 가정환경을 딛고 드림즈의 유망주가 되며 '현실 성장'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유민호는 시속 160km의 직구를 던지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치밀한 계획표까지 세우는 노력형 유망주로, 그 계획표의 최종 목표 부분에는 할머니의 집을 지어주겠다는 선한 목표도 담겨 있어 특히 시청자들이 마음을 크게 쓰게 만들었다.
채종협은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스포츠조선 사옥을 찾아 '스토브리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채종협은 "이렇게 잘 될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야구드라마다 보니, 스포츠의 특성상 잘 모르면 흥미가 떨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감독님과 스태프들, 그리고 선배님들의 노고가 잘 어우러진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토브리그'를 찍기 전 야구의 '야'자도 잘 몰랐다는 그는, 진짜 야구선수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는 설명. 채종협은 "야구는 제가 크게 관심을 갖지 못했던 운동이었고, 해본 적도, 심지어 보러 간 적도 없었던 운동이었다. 그렇지만 더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 작가님이 유민호를 일본의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를 보고 구축했다고 하셔서 그분의 투구폼을 보고 연습을 했다. 제가 야구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서 그런지, 깔끔하게 빨리 배울 수 있던 것 가타. 하루에 한 시간을 레슨을 받은 뒤 쉴 틈도 없이 한강에 가서 캐치볼도 하고 섀도우 피칭도 했다. 지난해 9월 말부터 지금까지 했으니, 거의 6개월을 운동선수처럼 살았던 거다. 운동하고, 먹고, 운동하고, 먹고의 반복이었다"고 말했다.
또 근육량도 훨씬 늘었다. 드라마를 찍기 전 60kg대 몸무게를 유지했다는 그는 현재 70kg대 중후반에 이를 정도로 몸을 키운 상태란다. 웨이트트레이닝과 야구 연습을 반복하며 더 운동선수 같은 몸을 가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채종협은 "사실 근육만 늘었다고는 할 수 없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인 뒤 "원래 제가 먹으면 바로 바로 찌는 타입이었는데, 관리를 많이 했었다. 그런데 운동선수 역할을 맡고 나니, 달리기보다는 웨이트 운동 위주로 하게 됐다. 하루에 다섯 끼, 여섯 끼를 토할 정도로 먹었고 하루에 운동도 세 번씩을 했다"고 밝혔다.
운동으로도 노력을 기울였지만, 외모적으로도 더 운동선수에 가까워지려 노력했다는 그다. 채종협은 "처음에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 저 개인적으로는 외관적으로라도 야구선수처럼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더 열심히 했었다"며 "뭔가 더 노력할 것이 있을까 하다 보니, 머리는 말할 것도 없었고 선크림도 안 바르고 다녀볼까 하다가 원래도 그렇게 잘 바르지 않았는데, 안 바르면 더 빨리, 더 많이 타겠지 하는 생각으로 외관이라도 야구선수처럼 보이고 싶어 노력을 했다"고 깜짝 고백했다.
'스토브리그'의 인기에 따라 채종협의 인기도 급상승했다. 그동안 웹드라마 '흔들린 사이다', '오늘도 무사히' 시리즈, 그리고 '루머'에 이르기까지 로맨스 드라마에 다수 출연한 바 있어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유명했던 그였지만 '스토브리그'를 계기로 남성 시청자들에게도 인지도를 높였다. 채종협은 "예전보다 남성분들이 저를 많이 알아봐주신다"며 "원래는 보통 여성분들이 저를 많이 알아봐주셨는데, '스토브리그'때문에 남성분들이 '스토브리그 맞죠'라고 물으시며 많이 알아봐주시고 심지어는 화장실 앞에도 따라오셨다. 다행히 그분이 문앞에서 기다려주셔서 민망한 상황은 안 생겼지만, '어!'하면서 악수도 하고 그랬다. 음식점에서도 절 많이 알아봐주시고, 과몰입하신 시청자 분들이 '할머니랑만 사니까 안타깝다'면서 서비스 주시고, '연봉 적게 받는다'고 서비스도 주시는데 마냥 얻어먹기가 죄송해서 다 계산은 하고 나온다"고 말했다.
최종회를 맞이한 '스토브리그'에서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드림즈의 모습과 드림즈를 떠난 백승수(남궁민)의 모습이 그려지며 마무리됐다. 이에 대해 채종협은 "단장님은 언제나 저희의 마음 속에 있기 때문에 아쉽지 않다"면서도 "사실은 백단장님이 떠난 것이 많이 아쉽다. 백단장님이 계신 드림즈가 너무 좋았고, 꼴찌에서부터 승리한다는 것도 너무 행복했다. 동료애도 짙었고, 백단장님이 없는 상태에서 뛰어야 하는 것이 아쉽지만, 저희가 잘해야 백단장님이 욕을 안 먹으시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채종협은 열린결말로 끝난 드림즈의 한국시리즈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우승을 했으면 좋겠고, 우승을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이미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으로 예상하고 찍었다. 이미 다 마음으로 우승을 했다는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때문에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채종협은 "시즌2는 모두가 원하고 있지만,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제가 이제 막내가 아니라, 선배급 투수인 느낌으로 가보고 싶다. 장진우 선배(홍기준)가 코치진에 들어가고 제가 영구결번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우승도 했을 것 같고 올 시즌에 제가 조금 더 잘 던졌으니, 억대 연봉으로 올라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채종협은 '스토브리그'를 마친 뒤 또다시 차기작을 위해 달린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