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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캠프초점]에이스 아니라는 류현진. 하지만 행동은 이미 에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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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니든=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모두가 그를 보고 열광한다. 팀을 바꿔놓을 엄청난 선수라며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런 기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전과 다름없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 류현진(33) 얘기다. 류현진은 4년간 8000만달러, 역대 토론토 투수 최고액을 받고 미국 LA를 떠나 캐나다 동부 토론토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54승 108패로 승률 3할3푼3리로 전체 30개팀 중에서 29위라는 초라하기 짝이없는 성적을 냈던 토론토는 젊은 유망주들로 팀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류현진의 풍부한 경험이 젊은 투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을 기대하고 그를 영입했다. 1선발로 팀 성적을 올려주면서 어린 선수들의 성장까지 도와주는 역할을 바라고 있다.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에 대해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중 한명"이라며 "우리는 에이스를 얻었다. 우리는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마다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4일(한국시각) 류현진의 첫 불펜 피칭을 직접 뒤에서 지켜보며 큰 관심을 드러낸 몬토요 감독은 "왜 그가 최고 투수로 불리는지 알았다"며 "원하는 지점에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모든 공을 정확한 위치에 던졌다"고 류현진의 뛰어난 제구력에 놀라워했다.

토론토 로스 앳킨슨 단장은 류현진이야말로 토론토를 바꿔줄 인물이라고 했다. 앳킨슨 단장은 "류현진의 열정과 제구력, 승리를 향한 의지, 에너지는 이미 토론토 클럽하우스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라며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현지 취재진 역시 류현진에 대한 관심이 높다. 류현진의 인터뷰 때 한국 언론 질문도 많았지만 현지 매체들도 류현진에게 쉴새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특히 그를 에이스로 인정하면서 그 책임감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

거액을 받고 새로운 팀에 와서 주위의 큰 기대를 받게 된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 LA 다저스 때 모습과 별반 다를바 없이 훈련했다. 특별히 선수단을 이끌겠다며 억지로 기합을 넣거나 일부러 다른 선수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은 없었다. 묵묵히 훈련에 열중하면서 동료들과 얘기할 땐 편한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에이스라는 표현에 선을 그었다. "에이스라고 하기엔 그렇다. 큰 대우를 받고 왔지만 바로 보여주기 보다는 젊은 선수들과 친해지면서 경기를 재밌게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에이스로서의 역할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했다. 돈 많이 받고온 선수가 에이스 역할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책임 회피로 들릴 수 있지만 오해는 금물.

류현진은 묵묵히 자기 갈 길을 가겠다고 했다. 에이스든 아니든 그는 1선발로 경기에 나서야 하고 그 역시 잘 알고 있다. 굳이 에이스라는 굴레를 쓰고 부담을 가진 채 던지는 것이 좋은 피칭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저 베테랑으로서 젊은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즐거운 야구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선수들이 배워나가고 하나가 되는 것임을 잘 알고 있는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새롭게 일본에서 온 야마구치 šœ과 15일 버스에서 함께 앉아 대화를 나눴고, 16일엔 캐치볼을 함께 하면서 친분을 쌓았다. 야마구치가 시범경기 이전에 투구수를 100개로 늘리겠다고 하자 "여기서 그러면 큰 일 난다"며 템포조절을 조언하기도 했다.

주위에서 볼때 그는 이미 에이스로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누구보다 열심히 비시즌을 다져왔다. 김병곤 트레이닝 코치는 "토론토 선수들 중 류현진 만큼의 무게를 드는 선수가 없더라"는 말을 했다. 그의 몸상태를 대변해준다. 말이 아니라 행동이 중요하다. 더니든(미국 플로리다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