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조한선(38)이 '스토브리그'로 인해 연기를 보는 마음이 달라졌음을 고백했다.
패션모델로 데뷔해 2001년 맥주 광고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조한선은 이후 2003년 MBC '논스톱3'로 본격적으로 연기에 도전해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 반해원으로 인생의 전성기를 맞이했던 바 있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잠잠했다. 카리스마 있는 연기에 집중했던 그는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2013), SBS '그래, 그런거야'(2016) 등에서 연기를 보여준 바 있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던 바 있다. 그러나 OCN '빙의'(2019)에서 희대의 살인마 역할을 확실하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에게 다시 각인됐다.
그런 그에게 제2의 전성기를 안겨준 작품은 바로 SBS '스토브리그'(이신화 극본, 정동윤 연출)다.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 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돌직구 오피스 드라마'로 시작했다. 프로야구 프런트라는 새로운 소재를 내세우며 신선함을 안겼고,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동시간대 금토드라마 1위를 수성하며 2049 시청률 1위를 이어갔다.
화제의 드라마 속에서도 특별히 빛났던 조한선은 극중 임동규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임동규는 드림즈의 4번 타자로 군림하며 영구결번까지 꿈꿨지만, 결국 바이킹스로 트레이드 당해 백승수(남궁민)와 대립하지만, 드림즈로 다시 돌아와 우승을 향해 함께 달려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조한선은 특히 "임동규에 과몰입했다"고 할 정도로 역할에 120% 몰입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조한선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미스틱스토리 사옥에서 '스토브리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토브리그' 속 임동규는 조한선에게 오랜만에 찾아온 '인생캐릭터'다. 조한선은 "저에게 '한때 주연이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드려오는데, 그런 때가 어디 있겠나. 주연이든 조연이든 역할만 좋으면 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지만, 이제는 조금 더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이 작품을 통해서 생겼다. 이 역할로 뭔가 더 나오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저에게는 그동안 그런 선택권도 많지 않았고, 제 안에 들어왔던 것 중에 최선의 선택은 '스토브리그'였던 것도 사실이다. 우선 시작을 그렇게 했고, 감독님이 또 만나고 싶다고 하셔서 미팅하고 도전하게 된 거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조한선은 "스포츠드라마가 아니라 오피스드라마였지만, 준비할 게 많았다. 체중감량이 목표였고 국내 해외 4버 타자 중에 몸은 말랐지만 피지컬에서 탄력의 힘을 주는 이미지를 안고 가보려고 했다. 야구 연습은 기본이었고, 대본도 외워야 하고 준비할 것도 많았다. 선수들도 프런트도 준비를 많이 했고,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다들 고생하고 땀 흘리며 노력하고, 함께 훈련하며 만든 연기들이 대중들과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거다"는 소감을 남겼다.
특히 조한선은 최근 '늑대의 유혹'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평도 받는다. 조한선은 "어떤 분들은 '반해원이 야구한다'고 하시더라. '늑대의 유혹'은 저에게 정말 감사한 작품이고, 저를 있게 해준 작품이기 때문에 그 작품 후에 지금의 '스토브리그'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 제 필모그래피가 탄탄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된다. 중간에 뭔가가 있었다면, 그걸 거쳐 왔겠지만 거기부터 지금까지 긴 시간동안 제가 뭘 한다고 했지만,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제가 부족하고 모자랐다는 증거다. 그래서 그 긴 텀을 건너뛰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결혼 생활을 거치며 연기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는 조한선에게 이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도 더해진다. 조한선은 "결혼한지 10년이 좀 됐는데 많이 바뀌었다. 한 여자의 남편이 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되고, 가정이 생기니까 예전보다 작품에 들어갈 때 캐릭터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머리로 분석을 하려고 했던 거 같다. 결혼하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드냐면, '이 역할 하나가 나오기 위해 작가님의 고뇌가 있었고, 큰 역할이든 작은 역할이든 나오면 잘 해달라고 부탁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깊이 있게 파고들지 못했던 것 같다. 머리로만 하려고 했지만, 이제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받아들이면서 이 역할이 나오기까지 어땠을지 깊은 생각도 하고, '이 역할을 내가 못 해내면 다음 역할이 들어올 수 있을까' 생각도 한다. 조금 더 자세히 파고들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연기에 대한 자세가 바뀌니 작품 하나 하나를 대하는 마음도 달라졌다. 조한선은 '스토브리그' 포상휴가를 다녀온 후 단편영화 촬영에 몰입하겠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라며 "지극히 평범한 어느 부부의 이야기다. 속 모를 비밀도 있고 아픔도 있고, 부부 사이에 여백의 미가 너무 좋았다. 아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제가 한 번도 그런 역할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제가 아이가 있어서 그런지 시나리오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하게 됐다"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조한선은 '스토브리그'를 마친 후 단편영화 촬영을 이어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