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야구 근간을 흔든 '사인 훔치기' 사태 이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새 지휘봉을 잡은 더스틴 베이커 감독이 사전계획된 보복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베이커 감독은 16일(한국시각) 야후스포츠를 통해 "나에게 들리는 계획된 보복을 중단해달라"고 밝혔다. 베이커 감독의 이 같은 발언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투수 마이크 블레빈저와 LA 다저스의 투수 알렉스 우드가 '사인 훔치기'와 관련해 앙갚음을 암시하는 인터뷰를 했기 때문이다. 블레빈저는 "결코 편안하지 않아야 한다"며 휴스턴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왔을 때를 가정해 얘기했다. 우드는 "모든 건 휴스턴 선수들에게 달려있다"고 했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선수도 목소리를 높였다. LA 다저스의 선발투수 로스 스트리플링은 빈볼의 의미심장한 발언을 꺼냈다. "정확한 시간과 정확한 장소에서…." 이에 대해 베이커 감독은 계속해서 외부에서 욕먹는 선수단에 대한 보호막을 칠 필요가 있다는 판단 하에 공개적으로 보복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하지만 베이커 감독의 이 같은 요구는 팬도 그렇고, 타팀 선수들을 더 자극하는 꼴이 된 모양새다. LA 다저스의 중심타자 코디 벨린저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처벌이 약하다. 휴스턴은 3년 동안 부정행위를 했다. 호세 알투베가 애런 저지에게 2017년 MVP를 훔쳤고 휴스턴이 LA 다저스의 우승반지를 빼앗은 것을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주도자 제프 르나우 사장 겸 단장과 A.J. 힌치 감독에 대해서는 1년 자격정지, 구단에는 벌금 500만달러(약 58억원)를 부과했고, 구단에는 2020~2021년 신인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을 박탈했다.
전직 메이저리거 마이크 볼싱어는 휴스턴의 불공정한 행위로 자신의 경력이 훼손됐다는 주장을 펼치며 LA 고등법원에 휴스턴 구단을 고소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의 레전드 타자인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아들인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도 사인 훔치기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무슨 공이 올지 알면 타율 5할을 칠 수 있을 것"이라며 "잘은 모르겠지만 그 일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게레로는 사무국의 징계가 선수들에게도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들이 오랫동안 그 일을 했다. 그들에게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라고 했다.
또 유격수인 보 비셋은 "밖에서 볼 때 사과하는 것 같지 않다"라며 휴스턴 선수들의 사과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을 표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