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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스토브리그' 이신화 작가 "모두가 불행한 결말은 아닐 겁니다"(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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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야알못'과 '야잘알'을 모두 매혹시킨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집필한 신인작가 이신화 작가가 스포츠조선에 '스토브리그'의 모든 것을 털어놨다.

지난해 12월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이신화 극본, 정동윤 연출)은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 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돌직구 오피스 드라마'로 시작했다. 프로야구 프런트라는 새로운 소재를 내세우며 신선함을 안겼고,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동시간대 금토드라마 1위를 수성하며 2049 시청률 1위를 이어갔다. 첫 방송 시청률은 5.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이었지만, 최종회에 가까워지는 현재, '스토브리그'가 기록했던 자체 최고 시청률은 17%(10회)까지 오르며 그야말로 '고공행진'을 보여줬다.

특히 '스토브리그'는 '야잘알(야구를 잘 아는 사람)'과 '야알못(야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을 모두 만족시키는 드라마로 호평을 받았다. '야잘알'들은 "우리 팀 이야기"라는 말로 호평을 대신했고, '야잘못'들도 휴머니즘과 긴장감이 살아있는 드라마 자체의 재미만으로도 만족하며 호평이 쏟아지는 중이다. 특히 이 모든 배경에는 신인 작가인 이신화 작가의 글이 밑바탕이 됐다는 점에서도 놀라움을 주고 있다. 신인 작가의 글에, 우리가 이렇게 열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신화 작가는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고 '스토브리그'와 이신화 작가에 대한 궁금증을 낱낱이 풀어줬다. 최근 '현생불가(현실 생활이 불가하게 만들 정도로 재미있는)' 드라마라는 호평까지 듣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성공을 예견했는지 묻자 "숫자를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는 못했지만, 믿음을 준 SBS에게 민폐가 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의 시청률을 예상한 적은 없었다"며 "다만 익숙하지 않았을 수 있고 불친절한 때도 있는 드라마에 애정을 보여주신 시청자 분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작가에 대한 궁금증도 나날이 높아지는 중이다. 이신화 작가가 특정 구단의 팬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이 작가는 "이번 드라마의 진행 과정에서 SK와이번스가 많은 지원을 해준 것에 대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좋은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프로야구 시장 전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대승적인 마인드를 가진 구단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며 SK와이번스에 대한 깊은 감사를 표함과 동시에 "그 외에 다른 특정 팀의 팬이라는 얘기는 묻어두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신화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자 자연스럽게 '스토브리그'의 탄생 과정도 궁금해졌다. '스토브리그'의 탄생 비화를 묻자 이 작가는 "멘토 분에게 제가 써야 할 이야기에 대해 의논하기 전에 아이템을 네 개 정도 가져갔다"며 "'공포의 외인구단'의 손병호 감독을 제가 참 좋아하는데, 그 캐릭터가 단장이었다면 하는 가정에서 이 이야기는 시작됐다. 멘토님께서는 네 개의 아이템 중에서 '스토브리그'가 가장 이야기가 될 거 같다고 의견을 주셨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처음에는 취재 없이 공모전을 준비했고, 당선 이후에 취재는 제작사와 지인의 도움으로 다양한 분들을 접촉하면서 시작됐다. 개인적으로는 '야구 학회'도 참석하다가 매력적인 취재원을 만나 8시간동안 식당과 카페를 오가며 얘기를 나눈 일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흔히 '야구 드라마'라고 했을 땐 선수들의 이야기가 먼저 떠오르지만 '스토브리그'는 과감한 변주로 선수들의 이야기가 아닌, 프런트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 작가는 이 이유에 대해서도 "시각적인 구현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이 작가는 "'슬램덩크'처럼 극중 캐릭터를 완벽히 구축하고 난 뒤에는 전문성을 가진 그 종목 안의 승부에 집중할 수 있지만, 드라마로는 그게 어렵다고 생각했다. 야구장이 직장인 사람들이 오피스 드라마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특히 '스토브리그'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현실고증' 드라마라는 평가도 듣고 있다. 일부 실화와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만든 것 같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는 바. 특히 팀내 분열이나 연봉협상, 외국으로 귀화했던 선수 등에 대한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그려지며 궁금증을 더했다. 이 작가는 이에 대해 "모티브가 된 사건을 언급할 때의 부담도 당연히 컸다. 큰 판보다는 어떤 개인들에게 상처가 될까 걱정했다. 그것이 몇 년 동안 이 대본을 쓰는 동안 가장 무서웠고, 제 노력을 떠나서 그것이 현재도 가장 마음이 무거운 부분이다"며 "현실이 아닌 허구의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을 저도 잊지 않으려고 했고, 보시는 분들도 그걸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스스로 현실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드문 것을 알면서도 극을 위해 전개한 에피소드가 나중에 알고 보니 현실에서도 있었다는 것을 방송 후에 알게 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저게 말이 되느냐'는 의견을 들은 에피소드 중에서는 오히려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실제 사례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작가는 "자문해주신 많은 분들의 소속 구단과 드림즈의 부정적인 면을 엮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문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마일드한 야구팬으로서 설정해놓은 큰 틀 안에서 더 구체적 에피소드 혹은 현실 가능 여부를 검증받는 것이 자문의 주된 목적이었다. 자문해주시는 분들이 소속 팀의 치부를 얘기하는 일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스토브리그'의 자문위원 리스트에는 민훈기 스포티비 해설위원, 신경식 전 코치, 이과한 전 감독 등 익숙한 이름과 함께 한화이글스, SK와이번스, 기아 타이거즈 등의 실제 프로야구구단분석팀 매니저, 기록원, 마케팅팀 매니저, 홍보팀장, 전력분석원 등의 이름이 보여 팬들 사이에서도 "특정 구단의 이야기가 아니냐"는 의심이 이어진 바 있으나 이 작가는 이를 일축했다.

'현실고증 드라마'라는 평과는 반대로 판타지적인 요소도 충분히 들어갔다. 야구팀 프런트의 경우 일반적으로 선수출신이 맡는 경우가 많지만, 특이하게도 단장인 백승수(남궁민)부터 운영팀장인 이세영(박은빈)에 이르기까지 선수출신이 아닌 이들이 등장하게 된 것. 이 설정에 대해 이신화 작가는 "설정적인 부분에서 이 부분이 현실과 가장 큰 괴리가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우리는 모큐멘터리가 아닌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야구 드라마이기보다는 오피스 드라마에 더 가깝길 바랐고, 하나의 성별만 등장하는 드라마를 쓸 수는 없었다. 선수 출신이 아닌 운영팀장이 존재하기도 하고 선수 출신이 아닌 드림즈의 오랜 팬이던 성공한 '덕후'로서 야구팬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최종회까지 단 한 회만을 남긴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날로 증폭되고 있다. 현재까지 드림즈의 매각과 해체가 격렬하게 대립하며 맞붙는 바. 이신화 작가는 "최종회에 대한 평가도 시청자 분들에게 맡기게 되겠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생각한다"며 "최소한의 스포를 드리자면, 모두가 불행한 결말은 아닐 것"이라고 귀띔했다.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스토브리그'의 시즌2로 드림즈가 아닌 바이킹스 김종무 단장(이대연)의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그러나 이 작가는 "차기작은 '스토브리그'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드라마일 것 같다"며 "시즌2에 대해서는 다른 이야기를 쓰는 것보다 저에게 더 어려운 일이 될 것 같다. 실망스러운 시즌2보다는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다른 작품을 준비한 이후에 스토브리그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준비가 됐을 때는 혹시 모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스토브리그'는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며 시청률이 17%를 돌파하는 등 매회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야구 선수들도, 야구 기자들도, 야구 관련 인물들 모두 몰입해 보고 있는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14일 마지막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