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말박물관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공모를 통해 2020년 초대작가를 공모했다. 특히 이번 공모는 선정 과정에서 2030 청년작가 우대, 지역예술단체 우대 등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내외부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거쳐 선정된 작가는 김은주, 김형주, 하진경, 홍상문 등 개인 4명, 단체 1팀으로 2030 작가가 2명, 수원지역 작가 그룹이 포함됐다. 심사에 참여한 한 위원은 공모 작가들의 작품 수준이 높고 개성이 강해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으며 새롭게 제시된 기준이 당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말박물관 초대전 선정기준은 다른 곳과 조금 차별화된다. 우선 '말(馬)'을 소재로 한 작품이 10점 이상 포함돼야 한다. 이는 현대 말 문화 보급이라는 말박물관 설립목적과 맞닿아 있다. 옛날부터 그리기 어렵기로 정평이 난 말을 그려야 한다는 점이 조금 까다롭게 보일 수 있지만 해마다 초대전에 지원하는 작가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을 보면 매력적인 요소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하루 수십에서 수백만 원에 달하는 전시실 대관료가 무료다. 약 100㎡의 화이트 큐브형 전용 전시실에는 핀조명, 와이어, 쇼케이스, CCTV 등 일반적인 미술관 시설이 모두 갖추어져 있다. 이외에도 보도자료 배포 등 온오프라인 홍보, 리플렛·배너 등 제작, SNS 이벤트, 도슨트 해설 등이 지원된다. 작품 운송 등을 위한 실비도 올해부터 50만원으로 상향했다.
2009년부터 시작된 말박물관 초대전은 벌써 십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 동안 말박물관에서 개최한 개인전 혹은 단체전에 참가한 작가들만 120여 명에 이른다. 이번에 선정된 더그림ing(3.6-4.2), 김형주(4.17-5.31), 김은주(6.5-7.12), 홍상문(7.17-8.30), 하진경(10.23-11.29)의 초대전은 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차례로 막을 열 예정이다.
말박물관 관계자는 "청년작가의 위트 있는 작품부터 중견작가의 원숙한 필치로 그려낸 아름다운 작품까지 다양한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서울경마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살아있는 말 이상의 멋진 휴식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첫 전시는 3월 4일 수원 지역 작가 그룹 '더그림ing'가 연다. 이오연 작가를 주축으로 윤세호, 이경희, 조윤경, 이지윤 작가가 소속된 '더그림ing'는 개성 있는 색과 질감으로 말이 전하는 생명과 생동감, 자연의 숭고함을 한 자리에 선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