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기생충'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
12일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에서는 2019년 5월,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시작으로 지난 10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까지 거머쥐며 전 세계를 열광시킨 영화 '기생충' 그 영광의 현장을 함께했다.
이날 '한밤'은 한발 앞서 LA에 도착해 '기생충'의 배우들을 맞이했다. 현지 공항에서 만난 박소담은 "칸 이후로 저희 8명이 다 같이 만나게 된다. 빨리 언니, 오빠들이 보고 싶다"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시상식 당일 딱 맞춰 도착한 최우식 역시 "결국 이렇게 오게 되어 너무 기쁘다. 선배님들과 빨리 만나고 싶다"라고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작년 10월, 단 3개의 상영관으로 북미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놀랍게도 지난 1월에 상영관 1,000개를 돌파하며 유례없는 흥행 신화를 세우고 있었다. LA 곳곳에서도 반가운 영화 포스터를 발견할 수 있을 만큼, 그야말로 미국은 '기생충' 열풍이 불고 있다. 한밤은 뜨거운 인기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자 LA 현지의 영화관으로 향했다. "극장에서 2번 봤다"는 관객들은 영화에 대한 감탄과 호평을 쏟아냈다. 해당 극장의 직원 또한 "아주 인기가 많다. 대부분이 매진이다. 저희 극장에서도 가장 큰 상영관에 걸려있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4개월 동안 극장에 걸려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입을 모으며, 그 이유에 대해 "정말 훌륭한 영화다"라고 이야기했다.
미국에서 이토록 '기생충'이 흥행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LA 현지 영화평론가들은 영화 '기생충'이 미국의 사회문제를 떠올리게 했기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민들은 "시기적으로 아주 잘 맞다. 전세계적인 문제를 지적하는게 좋았다", "미국 사람들에게도 사회 문제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는 영화다"라며 '빈부격차'라는 만국 공통의 소재에 대해 깊이 공감했다.
여기에 LA타임즈 평론가 저스틴 창은 "계층의 차이를 다루는 영화는 많이 있지만 그런 영화가 언제나 통하지는 않는다"라면서 "봉준호 감독의 작업 스타일은 매우 다가가기 쉽다. 스릴러도 있고, 매우 웃기고, 어둡고, 때때로 폭력적이다. 그것이 강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지점이다."라고 이유를 덧붙였다.
특히 보수적인 아카데미에서의 수상에 대해 영화 평론가는 "아카데미 나름대로 스스로 다양성에 대한 부분에 자정작업이 필요했는데, '기생충'이 그 장벽을 허물어내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남긴 작품으로 만들어냈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수상 이후 '기생충'팀의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은 "그동안 홍보 과정에서 만난 분들이 두 번, 세 번, 네 번 반복해서 봤다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 분들은 이미 영화 자체에 흠뻑 들어가서 진입장벽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자연스러운 느낌이 되게 기뻤다"라며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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