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지난해 견조한 매출에도 불구, 모바일게임 매출이 늘고 마케팅비 증가로 영업이익 감소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는 12일 2019년 4분기 실적과 연간 실적을 발표했는데, 1조 7012억원의 매출에 4790억원의 영업이익, 35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은 0.8%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22%와 15% 줄어든 수치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7년 '리니지M'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온라인 MMORPG에 특화된 게임사였기에, 영업이익률은 33~35%대를 유지하며 상당한 고부가가치의 사업을 영위해 왔다. 하지만 '리니지M'이 출시된 이후 모바일게임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어가는 것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1조원대 연매출 시대를 열만큼 볼륨이 커졌다. 다만 모바일게임은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와 같은 오픈마켓에 내는 수수료가 최대 30%에 이를만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구조인데다, 온라인게임보다 훨씬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기에 영업이익은 당연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를 엔씨소프트도 피해갈 수 없었다. 출시 후 2년이 지난 '리니지M'의 매출이 확실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리니지2M'을 출시하면서 연매출은 거의 감소하지 않은 반면 영업이익이 전년(6149억원)에 비해 1359억원이나 감소하고 영업이익률 역시 28%로 8% 가까이 줄어든 결과를 받아든 것이다.
여기에 로열티 감소도 영업이익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로열티는 대부분 IP를 제공하고 받는 수익이기에, 당연히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한 기여도는 절대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2018년 로열티 매출이 2816억원이었던 것에 반해 지난해는 1975억원으로 30% 가까이 하락했다. 대표적인 로열티 수익원이었던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의 매출 감소세가 그만큼 상당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리니지 리마스터'와 '리니지2M' 등 신작을 출시하면서 광고를 비롯한 마케팅비가 1072억원을 차지, 전년 대비 84%나 급증한 것도 영업익 감소에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별로는 모바일게임, 즉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전년 대비 9% 증가한 9988억원의 매출로 58.7%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온라인 MMORPG '리니지'와 '리니지2'가 각각 1741억원과 93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여전히 확실한 캐시카우이자 '효자게임' 임을 입증했다. '블레이드&소울'은 839억원, '길드워2' 587억원, '아이온' 46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역시 국내에서 1조 3194억원 매출을 올려 77.55%의 절대적 비중인 가운데 북미와 유럽을 포함해 926억원, 일본 566억원, 대만 351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과 '리니지2M'에 이어 모바일 MMORPG '아이온2'와 '블레이드&소울 2' 등을 개발해 출시하며 올해 모바일 매출 1조원 돌파 및 연매출 2조원 돌파를 노린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CFO는 12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리니지M' 시리즈의 안정적인 수익원을 바탕으로 모바일 MMORPG 신작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출시하겠다"고 밝혔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