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대구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 느낀다."
지난 시즌 대구FC 돌풍의 주역, 여러 선수가 있지만 누가 뭐라해도 그 선봉에 선 사람은 바로 세징야였다.
15득점 10도움. 득점 3위, 도움 2위였다. 기록도 중요했지만, 매 경기 보여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쇼맨십에 대구팬들이 열광했다. 세징야의 활약 속에 대구는 창단 후 첫 상위 스플릿 진출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처음으로 참가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아쉽게 예선 탈락했지만, 처음 참가하는 팀이 맞나 싶을 정도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대구팬들은 비시즌 불안했을 것이다. 이미 간판 스타 조현우가 울산 현대로 이적했다. 활약이 좋은 세징야도 지난 시즌 내내 국내외 클럽에서 거액으로 유혹했다. 시민구단 대구가 자칫하면 세징야를 잃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세징야는 2020 시즌에도 대구 유니폼을 입고 DGB대구은행파크에서 뛴다. 경남 남해 전지훈련장에서 세징야를 만났다.
세징야는 팀 합류가 늦었다. 원래 중국 전지훈련지로 바로 넘어올 계획이었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입국이 앞당겨지며 동선이 꼬였다. 그래서 남해로 바로 합류했다. 세징야는 "브라질에서 논 게 아니다.(웃음) 치료도 받고, 훈련도 열심히했다. 컨디션은 계속 올라오고 있다. 아직 100%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시즌 개막에 맞춰 100% 상태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했다.
세징야가 없는 사이 팀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안드레 감독이 떠나고 이병근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았다. 조현우가 나간 대신, 각 포지션 많은 젊은 선수들이 새롭게 가세했다. 세징야는 이에 대해 "팀 분위기는 매우 좋다. 모든 선수들이 가족같은 분위기로 지낸다. 그게 우리 팀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로 K리그를 주름잡았던 베테랑 공격수 데얀이 합류했다는 것. 세징야는 "데얀은 경험이 많고 영리한 선수다. 금방 우리 팀 플레이가 수월하게 이뤄질 것이다. 전술적인 운영만 잘 맞아 들어가면,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세징야는 지난해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고도 김보경(당시 울산, 현재 전북)에게 MVP를 내줬다. 개인 성적은 더 좋았지만 김보경의 팀 성적이 나았고, 외국인 선수로서의 불리함도 있었다. 세징야는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상을 받아도 될 유력 후보가 아니었나 생각한다.(웃음) 하지만 올해도 개인 수상보다 팀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내 진짜 목표는 대구가 올시즌 ACL 진출 티켓을 따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징야는 거액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대구에 애정을 갖고 뛰는 원동력에 대해 "내게 가장 큰 동기부여는 내가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느낀다는 것이다. 내가 늘 지내는 곳에서 누가 나를 관심있게 지켜봐주는지, 사랑과 애정으로 대해주는지 알기에 기분 좋고 행복하게 뛴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징야는 마지막으로 지난해 열정적인 성원을 보내준 대구팬들에게 "작년에 이어 좋은 분위기가 계속 됐으면 한다. 더 큰 응원과 함성, 사랑으로 보답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우리는 운동장 안에서 좋은 시작을 하려 준비하고 있다. 응원을 부탁드린다.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남해=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