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독일 축구의 전설 위르겐 클린스만이 헤르타 베를린 감독직을 갑자기 내려놓았다.
유럽 현지 언론들은 12일(한국시각)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의 SNS를 통해 헤르타 감독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감독으로서 내 잠재력에 대해 부응할 수 없고, 따라서 내 책임을 질 수 없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 이면에는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 구단 사람들에 대해 실망했다는 뉘앙스가 깔려있었다.
독일, 미국 국가대표팀 감독을 거친 클린스만 감독이 헤르타에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있었다. 지난해 11월 그가 감독으로 임명됐을때, 헤르타는 강등권에 있었지만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받았다. 실제로 헤르타는 이번 겨울 7800만유로(약 1023억원)의 이적료를 사용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9경기에서 헤르타는 3승3무3패에 그쳤다. 순위는 15위에서 한 계단 올라간 14위.
헤르타의 미드필더 마르코 그루이치는 "감독님이 우리에게 마지막 경기 분석이라는 얘기를 했을 때, 우리는 완전히 놀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구단도 패닉에 빠졌다. 마이클 프리츠 총괄 매니저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모든 지원을 쏟았는데, 갑자기 사퇴한다고 해 충격을 받은 상황이다. 그는 일단 알렉산더 누리 코치에게 임시 감독 역할을 맡기고, 적절한 시기에 추가 전개 상황을 알리겠다고 했다.
한편, 감독직을 내려놓은 클린스만 감독은 헤르타에서 선수 이적 등을 책임지는 더 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츠 총괄 매니저의 역할이다. 구단 수뇌부와의 갈등을 암시하는 대목. 그는 "지난 며칠 동안 상황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악화되고 있다는 분명한 느낌을 받았다"는 사퇴 이유를 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