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기성용(31)의 K리그 복귀가 결국 무산됐다.
11일 FC서울 등 K리그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 구단은 최근 기성용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애를 썼지만 기성용은 서울행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은 미국, 일본 등 해외 다른 리그로 이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 측은 기자회견 등 방식으로 입장 표명을 할 계획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해 조용히 입장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성용은 셀틱에 이어 스완지 시티(웨일스·2012년 8월~2018년 6월)를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유럽리거 생활을 이어오다가 최근 뉴캐슬과의 계약 종료로 자유계약 선수가 됐다. 기성용은 유럽 생활을 하는 동안 한국축구대표팀의 주장을 역임하는 등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스타'로 축구팬들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기도 했다.
작년 연말부터 향후 거취를 고민하던 기성용은 K리그로 복귀를 결심했다. 다른 해외 리그의 러브콜이 있었지만 그동안 국내 팬들에게서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복귀 과정이 꼬였다. 당초 FC서울과의 입단 협상에서 FC서울 구단은 기성용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후 기성용 측은 전북 현대와 입단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FC서울이 다시 기성용과의 협상 창구를 열고 지속적으로 기성용 측을 설득했다. 이 과정에서 위약금, 우선 협상권, 연봉 처우 등이 걸림돌로 알려졌지만 주된 문제는 아니었다.
복귀 협상 과정에서 다소 상처받은 기성용의 마음을 돌리는 게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협상 기간도 길어졌다.
FC서울 구단 고위층은 '기성용은 한국축구뿐 아니라 FC서울을 대표하는 인물인 만큼 어떻게 해서든 붙잡아야 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훨씬 적극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국 기성용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기성용의 상처받은 마음을 돌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돈' 문제는 크지 않았다.
서울은 당초 복귀 협상에서 기성용이 내년 쯤 서울로 입단하기를 바랐다. 2020년 시즌 대비 선수단 체계를 갖춰놓은 상태에서 포지션이 겹치는 기성용을 갑작스레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다. 기성용이 원하는 대로 연봉을 맞춰주는 것도 구단 재정 형편상 어려웠다.
이 과정에서 기성용이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이 한국축구와 팬들 사이에서 차지하는 입지를 생각하면 구단과 기성용 측은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었다.
구단이 두팔 벌려 환영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계륵'같은 존재란 느낌을 주지는 말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기성용은 자신으로 인해 논란이 확산되고 K리그가 혼란에 빠지는 것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해외 리그 재도전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서용의 서울 입단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11년 전 해외 진출 시 계약서에 '국내 복귀 시 서울 구단으로 입단한다'는 조건이 있다. 그동안 대부분 매체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단순한 '우선협상권'의 수준이 아닌 것이다.
향후 해외 생활을 더 이어간 뒤 다시 국내 복귀를 추진할 때 서울로 일단 돌아와야 한다. 기성용을 품에 안을지, 위약금을 받고 국내 타 구단으로 보낼지는 그때 가서 서울 구단이 선택할 문제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