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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 푸른 피로 돌아온 오승환 "미국 때보다 몸 상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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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일본프로야구에서 뛰고 싶어요."

'그'가 아직 20대 후반이었을 당시 들은 얘기다.

얘기를 들었던 장소는 삼성 라이온즈의 스프링캠프가 열린 일본 오키나와현 아카마구장. '그'는 지금 30대 후반이 된 투수 오승환(38)이다. 그가 푸른 유니폼을 입고, 같은 장소에 7년 만에 돌아왔다.

오승환은 2014시즌부터 한신 타이거스 마무리 투수로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세이브 1위를 기록했다. 2016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3년 반 동안 미국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삼성으로 복귀했다.

세월이 흘러 오승환에게서 느낀 첫 번째 변화는 표정이다. 해외 생활을 해서 그런지, 나이를 거듭해서인지 특유의 딱딱한 미소가 아닌 자연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바로 오승환이 먼 거리에서 캐치볼을 했을 때 공의 궤적이다. 보통 멀리서 던지면 공이 포물선을 그리지만, 오승환이 던지는 공은 달랐다. 일직선으로 상대방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는 궤적이다. 오승환은 지난해 8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했는데, 공의 움직임에서 재활이 성공적이라는 걸 느꼈다.

오승환은 이에 대해 "지금 불펜 피칭도 할 수 있지만, 일부러 하지 않으려고 한다. 여기까지 천천히 페이스를 올렸는데, 컨디션이 좋다고 서두르고 싶지는 않다. 오버 페이스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1982년생인 오승환. 동갑에 같은 마무리 투수인 손승락이 지난 7일 롯데 자이언츠 구단을 통해 은퇴를 발표했다. 오승환은 본인의 나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나이가 들어서 힘이 떨어졌다는 느낌은 없다. 나이는 상관없는 것 같다. 오히려 미국에 있었을 때보다 상태가 좋다"고 했다.

오키나와에서 본인의 훈련 메뉴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오승환. 그 모습에 거짓은 없어 보였다. 5년 반 동안 쌓인 해외 경험도 크다. 오승환은 "일본과 미국에서 여러 유형의 타자를 보고 왔다. 예전과 다른 변화구를 던질 수도 있게 됐다. 여러 면에서 플러스가 됐다"고 말했다.

캠프에 참가 중인 삼성 투수진을 살펴보면, 오승환이 해외에 있을 당시 입단한 선수가 많다. 하지만 익숙한 얼굴도 적지 않다. 권오준, 윤성환, 백정현 등이 있다. 또 일본과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보냈다는 공통점이 있는 데이비드 뷰캐넌(전 야쿠르트 스왈로스)이 올해 새 외국인 선수로 팀에 합류했다.

일본에서 함께 센트럴리그에서 활동한 오승환과 뷰캐넌. 오승환은 "뷰캐넌은 야쿠르트, 요미우리, 요코하마의 홈구장은 작아서 뜬 공이 홈런이 되는 경우가 있어 아쉽다고 했다"고 전했다. 오승환이 일본 진출 직후 했던 말과 일치한다.

여유와 진지한 자세, 그리고 쌓인 경험. 나이도 느끼지 않는다는 오승환을 보면 그가 '끝판대장'으로서 올 시즌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