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 마이어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홍)상삼이한테 철망으로 날려도 된다고 했죠."
두산 베어스에서 나와 KIA 타이거즈로 온 홍상삼.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그이기에 기대보다 걱정이 많은 것이 사실이었다. 그 역시 걱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 하지만 그는 지금 플로리다의 햇볕만큼이나 따뜻한 배려 속에서 스프링캠프를 즐기고 있다.
홍상삼은 "스프링캠프를 얼마나 편하게 할 수있느냐. 부담없이 주위를 신경쓰지 않고 할 수 있느냐를 걱정했었는데 코치님과 대화하고 다들 이해를 많이 해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라면서 "정말 편하게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고 KIA의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당연히 서재응 투수 코치도 그가 감사하는 인물 중 한명이다.
서 코치는 메인 투수코치로 홍상삼에게 최대한 편하게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자주 불러 하고 싶은대로 하도록 다독여 줬다. 불펜 피칭 때도 너무 템포가 빠르거나 성급하다 싶을 땐 달려와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서 코치는 그가 걱정하는 부분을 오히려 자신감으로 바꿔주려 노력하고 있다. 서 코치는 "첫 불펜 피칭하기 전 상삼이가 나를 찾아와 '철망에 몇개 날릴 것 같습니다'라고 하더라. 나는 "그게 너의 장점이다. 니가 그 볼을 던지기 때문에 타자들이 못들어온다. 계속 던져도 된다"라고 말해줬다"라고 했다. 철망으로 던진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던지는게 아니라 던져도 된다는 편안함을 가지고 던지는게 더 도움이 되는 심리적인 것도 있겠지만 기술적으로도 그게 맞다고 했다.
서 코치는 "투수들은 하이 볼이 가면 나쁜 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투수들에게 높은 공을 던져도 회전력이 좋으면 좋은 공이라고 말해준다"면서 "상삼이가 공을 뒤로 날려도 회전력이 좋기 때문에 그렇게 날아가는 거다"라며 홍상삼의 회전력을 살리는 방향을 찾고 있었다.
서 코치는 "상삼이의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상삼이에게 다 맞춰주려고 하고 있다. 피칭을 할 때도 맞는 포수와 하도록 한다"면서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좀 더 소통을 해야하는 측면이 있다. 상삼이도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라고 했다.
서 코치가 생각하는 홍상삼의 보직은 선발쪽이다. "상삼이를 선발쪽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투구수 등을 늘려가는 방향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홍상삼은 올해 목표로 "1군에서 내 공을 자신있게 던지는 것"이라고 했다. 서 코치가 그 목표를 향해 함께 하고 있다. 포트 마이어스(미국 플로리다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