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타운(호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일일 강수량 50mm 이상. 3일 연속 쏟아진 집중호우로 LG 트윈스가 야외 훈련에 차질을 빚었다.
LG 선수단은 호주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시즌 대비를 위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지난 1일 훈련 시작 이후 초반에는 섭씨 39도까지 기온이 올라가는 등 전형적인 호주의 여름 날씨를 보였었다. 하지만 지난 7일부터 3일째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있다. 9일 경기장이 위치한 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55mm. 장대비가 쉬지 않고 내리는 수준이다. 블랙타운 뿐만 아니라 시드니를 중심으로 한 동부 연안 도시들 전체에 예년보다 훨씬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있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비는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LG는 지난해부터 블랙타운에서 캠프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처럼 며칠에 걸쳐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은 처음이다. 훈련 일정에도 변동이 생겼다. LG는 1차 캠프에서 야수들은 보통 아침 일찍 웨이트트레이닝을 소화하고, 오전에 운동장에 나가 수비 훈련과 타격 연습 등을 한다. 이후 숙소에 돌아와 식사를 하고 오후에 웨이트트레이닝 혹은 치료를 병행한다. 투수들도 마찬가지로 오전에 경기장에 나가 훈련을 소화한 후 오후 웨이트트레이닝과 전력 분석 미팅 등 일정을 이어간다.
하지만 비 때문에 일정을 소화하기 힘들어 7일 휴식일 이후 8~9일 야외 훈련은 불가능했다. 8일에는 야수들은 오전에 숙소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투수들만 야구장에 나가 조를 나눠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전부 마치지 못하고,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도중에 중단했다. 원래 스포츠파크 내에 실내 연습장이 있으나 8일에는 크리켓 팀 훈련이 잡혀있어서 대여가 불가능했고, 9일에는 실내연습장에서 투수 기초 훈련(오전)과 야수 타격 연습(오후)으로 나눠 실시했다. 선수들은 모두 "호주에 있으면서 이렇게 비가 많이, 오래 내리는 것은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결과적으로 훈련이 생략됐다고 해서 마냥 편해진 것은 아니다. 다른 일정들까지 같이 뒤로 밀리면서 오히려 훈련 시간 전체는 더 늘어났다. 한 선수는 "그동안 안오던 비가 올해 유독 많이 오는 것을 보니 올해 우리팀이 잘되려나보다"라며 씩 웃었다.
블랙타운(호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