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마이어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 번호가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KIA 타이거즈 사이드암스로 임기영이 새 번호 17번을 달고 새로운 출발을 했다. 임기영이 지난해까지 단 번호는 38번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17번. 혹시 가장 잘했던 2017년처럼 하자는 뜻일까.
임기영의 대답은 "고등학교 때까지 달던 번호라서"였다. 임기영은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2년 한화에 2라운드 18순위로 입단했던 유망주였다.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뽑혀 군복무 중 팀을 옮긴 임기영은 2017년 KIA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이후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지난해엔 12경기서 2승4패 평균자책점 5.73이었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고, 잘 던졌던 고등학교 때의 등번호 17번을 달게됐다.
임기영은 "작년에도 17번으로 바꾸고 싶었는데 서동욱 코치님이 달고 계셨다"면서 "올해는 경쟁이 치열했다"며 웃었다.
17번을 달고자 한 선수는 임기영 뿐만아니라 김윤동과 고장혁 황윤호 등 4명이나 됐다. 임기영이 이들에게 설득작업을 시작했다고. 다행히 김윤동과 황윤호가 포기를 했지만 고장혁이 완강했다. 임기영은 포기하는 듯했지만 이후에도 계속 고장혁에게 17번을 달라고 졸랐고, 결국 고장혁이 임기영의 끈질긴 설득에 두 손을 들었다.
임기영은 "KIA에 왔을 때 한화 때 달던 번호를 달까를 생각했었다"라고 했다. 한화 때 달던 번호느 54번. KIA의 54번은 양현종이었다. 임기영은 "(양)현종이 형인 걸 알고 바로 포기했다"며 웃었다.
임기영이 17번을 달고 부활할 수 있을까. 포트마이어스(미국 플로리다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