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오는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사상 첫 맞대결을 펼칠 수원 삼성과 비셀 고베. 아시아 축구계에서 지금까지 더 굵직한 발자국을 찍은 쪽은 수원이지만, 최근 선수단 몸값만 놓고 보면 고베가 다윗, 수원이 골리앗이다.
고베는 지난해 선수단 연봉으로만 49억1220만엔, 한화로 약 527억496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5·스페인), 루카스 포돌스키(34·독일), 다비드 비야(38·스페인) 등 슈퍼스타 영입에 과감히 투자했다. 지난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수원의 연봉 76억8956만원은 고베의 약 1/7.5 수준이다. 고베는 당연히 J리그와 K리그를 통틀어 최고 연봉을 자랑한다. 수원은 K리그에서 4번째, 양국 리그를 합칠 때 15번째다.
고액 연봉자 포돌스키(안탈리아스포르)와 비야(은퇴)가 지난시즌 팀의 일왕배 우승을 이끈 뒤 나란히 팀을 떠나면서 선수단 연봉이 대폭 줄었다. 그렇더라도 여전히 리그 최고 연봉선수 이니에스타가 건재하다. FC바르셀로나에서 전성기를 보낸 이니에스타는 2018년 천문학적 금액인 349억원 연봉을 보장받고 고베로 향했다. 수원의 지난해 전체 연봉 4배가 넘는다. 지난 4일 한 베트남 신문은 일본 콘사도레 삿포로에서 뛰는 베트남 에이스 차나팁 송크라신(26)이 108년을 일해야 이니에스타 1년 연봉에 도달한다고 보도했다.
2010년 바르셀로나 방한 당시 휴가 일정으로 불참했던 이니에스타는 2020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참가명단에 등록해 부상이 없는 한 19일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를 찾는다. 아마도 빅버드를 누빈 가장 '비싼 몸'이요, 수원 선수들이 부딪혀본 네임밸류가 가장 높을 선수로 남을 것이다. 전성기 시절 36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린 '월드클래스'의 방문에 대한 K리그 팬들의 기대감도 당연히 클 수밖에 없다.
지난달 24일 팀에 합류해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돌입한 이니에스타는 연초 한 스포츠 브랜드 행사에 참석, "일왕배를 마치고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 동료였던) 사비 에르난데스(현 알 사드 감독)와 대화를 나눴다. 우리가 나란히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설 줄은 몰랐다"며 "사비의 팀이 올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 나중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고 역시 새로운 무대, 나아가 옛 동료와의 결승전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 나타냈다.
지난시즌 FA컵 우승으로 2년만에 아시아 무대로 복귀한 수원은 고베, 광저우 헝다, 조호르 다룰과 같은 G조에 속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오는 12일 치를 예정이던 광저우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 4월 29일로 연기됐다. 자연스럽게 시즌 첫 경기부터 이니에스타를 만나게 됐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