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기록의 사나이'들을 피하면서, 2020 KBO 리그에서 절대 깨지지 않을 기록이 있을까.
흔히 KBO 기록의 사나이 하면 양준혁과 이승엽, 선동열, 송진우가 거론된다. 여기에 전준호와 박용택, 오승환을 더하면 주요 통산 기록 1위 선수들의 리스트가 된다. KBO 초창기나 단기간에 세워진 기록이 아니면서, '기록의 사나이'들을 피한 이색적인 기록들을 알아보자.
▶만루 홈런:이범호
이범호는 온 세상이 자신을 주목하는 압박감을 희열로 바꾸는 능력의 소유자였다. 통산 만루홈런 17개로, 이 부문 KBO 역대 1위다. 역대 2위인 심정수(12)는 이미 은퇴했고, 현역 1위 강민호(11개)는 올해 35세인 만큼 이범호를 넘어서기엔 무리가 있어보인다. 이범호는 지난해 7월 선수 시절 마지막 타석에서도 만루의 기회를 맞이했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홈런의 대명사 이승엽의 만루홈런은 통산 10개다. 일본프로야구(NPB)는 나카무라 다케야(20개), 메이저리그(MLB)는 알렉스 로드리게스(25개)가 각각 역대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사구(死求, 몸에 맞는 공):최정
최정은 통산 335홈런 1084타점 2964루타를 기록중인 SK 와이번스의 리빙 레전드다. 하지만 최정의 별명은 따로 있다. 'KBO 대표 자석'이다. 그의 사구 기록은 현재진행형이다. 2007년 주전 도약 이래 단 13시즌만에 통산 252개를 기록, 2위 박석민(196개), 3위 이대호(167개)를 아득히 앞선다. 기요하라 가즈히로의 일본프로야구(NPB) 최다 기록(196개)도 넘어섰다. 메이저리그(MLB) 역대 1~2위 휴이 제닝스(287개·19세기), 크레이그 비지오(275개)의 기록도 가시권이다. 현재는 역대 5위 제이슨 켄달(254개)의 다음 위치다.
최정은 이밖에도 2009년 단일 시즌 전 구단 상대 사구 달성, 2011년 5경기 연속 사구, 2009~2013년 5년 연속 20사구 돌파 등 KBO의 사구 관련 각종 이색 기록의 보유자이기도 하다. 최근 4년간 3번을 포함, 시즌 사구 1위에 6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지난해 기록한 26개는 자신의 커리어 역대 최다였다.
▶선두타자 홈런:이종범
경기 시작과 동시에 담장을 넘기는 리드오프(선두 타자) 홈런 부문 1위는 '전설의 타자' 이종범이다. 이종범은 1회초, 말을 합쳐 무려 44개의 선두 타자 홈런을 때려냈다. 이 부문 2위는 현역 선수인 정근우(18개)지만, 추격 가능성은 요원하다. NPB는 후쿠모토 유타카(43개), MLB는 리키 헨더슨(81개)이 각각 1위에 올라있다.
▶희생타:김민재
팀 배팅과 견고한 수비력이 장점이었던 김민재는 희생타(번트) 부문에서 통산 229개로 1위에 올라있다. KBO 통산 도루와 3루타 부문 1위 기록 보유자인 전준호(216개), '작전형 타자'의 대명사인 박종호(215개), 조동화(205개)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현역 1위 나주환(143개)과 2위 정근우(128개)도 선수 말년에 접어들었고, 현대 야구의 발전에 따라 번트가 줄어드는 추세인 만큼 점점 더 깨기 힘든 기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완투:윤학길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고독한 황태자' 윤학길을 그리워하는 이유다. 윤학길은 통산 117승으로 역대 다승 랭킹 20위다. 하지만 100회의 완투는 KBO 불멸의 기록으로 윤학길의 이름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 이 부문 2위 최동원(81회) 이하 역대 30위(31개)까지 현역 선수가 단 1명도 없다. 현역 1위는 한화 시절 류현진으로, 27회다.
야구 역사가 깊은 일본과 미국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완투 기록들이 남아있다. 일본은 가네다 마사이치가 365회로 역대 1위에 올라있고, 미국의 경우 사이영(749회)을 필두로 퍼드 갤빈(646회), 팀 키프(554회) 등이 뒤를 따른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